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4일 경기 화성을 출마를 선언했다. 동탄2신도시를 중심으로 양향자(용인갑) 이원욱(화성정) 의원과 '반도체 벨트'를 엮었다. 다만 개혁신당 지지율이 3%대에 그쳐 벨트의 파괴력은 불투명하다. 맞붙을 여야 후보와의 '3자 구도' 또한 변수다.
이 대표는 화성 동탄호수공원에서 출마 의사를 밝히며 '미래 세대'를 화두로 내세웠다. 그는 화성을 지역의 평균 연령이 34.5세라면서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제가 기대는 것은 동탄의 젊은 세대에 대한 믿음과 확신"이라고 강조했다. "(여야의) 무의미한 경쟁에 함께하기보다는 30년 뒤에도 살아가야 하는 우리 세대의 고민을 선거의 중심에 올려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고도 했다.
당초 이 대표 출마 지역으로 동탄 외에 대구와 서울 노원병이 거론돼왔다. '보수 텃밭' 대구 출마는 국민의힘과 정면 대결한다는 의도가 뚜렷하다. 그래서 김종인 당 공천관리위원장은 대구 출마의 이점을 강조했다. 노원병은 이 대표가 과거 세 차례 도전했다가 낙선한 곳이다. 방향을 튼 셈이다.
다만 이 대표가 대구나 야권 우세 지역인 노원병에 도전하더라도 미풍에 그칠 공산이 크다. 1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개혁신당 지지율은 3%에 그쳤다. 그나마 높은 서울과 인천·경기에서도 각각 6%, 4%에 불과했다.
결국 주목도를 최대한 끌어올릴 곳을 고민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지난달 27일 양 의원, 이 의원과 함께 '경기남부 첨단벨트 총선전략'을 발표하며 반도체 벨트를 전략 지역으로 띄운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인지도가 높은 이 대표 강점이 더해져 상승 효과를 내려는 계산이다. 현재 화성을에 지역구를 둔 이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지역에 다니며 이야기를 해 보면 '개혁신당과 이원욱을 연결 못 시키고, 개혁신당과 이준석도 연결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벨트를 통한 자산 집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아성은 큰 걸림돌이다. 이원욱 의원이 화성을에서 내리 3선을 지냈지만 어디까지나 민주당 계열 정당 소속이었다. 2년 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앞섰다. 이 대표 스스로 "보수 정당엔 사지와도 같은 곳"이라고 언급한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 대표가 기댈 막판 변수는 벨트의 파급력과 민주당·국민의힘·개혁신당의 3자 구도다. 민주당은 화성을에 공영운 전 현대차 사장을 전략공천했다. 국민의힘은 아직 후보자를 정하지 않았다. 이 대표가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려면 △국민의힘 이탈표 △개혁신당으로 옮긴 이 의원의 지지층 일부 △2030세대에 많은 부동층을 동시에 겨냥해야 한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험지일수록 신인을 내보내는 것 같다", 민주당에는 "특정인과 연분을 바탕으로 공천하는 것 같다"고 비판하면서 "경기남부지역 미래 일자리와 먹거리를 고민하는 정당은 개혁신당뿐"이라고 강조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한국갤럽이 2월 27일부터 29일까지 전국의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15.8%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