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K리그 데뷔전 치른 린가드..."경기장에 돌아와 감사하다"

입력
2024.03.03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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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32분 교체 투입...거친 태클로 옐로카드 받기도
FC서울, 광주FC에 0-2 완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 제시 린가드(32·FC서울)가 혹독한 K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많은 기대 속에도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고 무리한 반칙으로 퇴장당할 뻔했다.

린가드는 지난 2일 광주 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24 K리그1 광주FC와의 원정경기에서 후반 교체 투입돼 K리그 무대에 데뷔했으나, 팀은 0-2로 완패했다. 린가드는 경기를 마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경기장에 돌아올 수 있어서 축복하고 감사하다"는 소감을 영어와 한국어로 남겼다.

린가드는 0-1로 뒤지던 후반 32분 김경민과 교체돼 그라운드에 나섰다. 무려 11개월 만에 치른 공식전이다. 린가드는 지난해 4월 노팅엄 포레스트 소속으로 '친정팀' 맨유와의 경기에 후반 교체 투입돼 뛰었다. 김기동 FC서울 감독은 "린가드의 몸 상태가 60~70%"라며 아직 완벽한 컨디션이 아니라고 말했지만,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분위기를 바꿔 직선적인 플레이를 해줄 선수가 필요해 투입했다"고 밝혔다.

린가드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그라운드를 밟자마자 페널티박스에서 왼발 슈팅을 날렸으나 골대를 한참 벗어났다. 후반 36분 우측에서 올린 날카로운 크로스를 일류첸코가 헤더로 연결했으나 골키퍼에 막혔다. 그러나 후반 추가시간 상대에 거친 태클을 가해 옐로카드를 받았다. 비디오판독(VAR)으로 레드카드 여부를 따졌을 만큼 위험한 파울이었다. 7,800여 석이 매진된 가운데 광주 팬들은 "퇴장!"을 외치며 야유를 퍼붓기도 했다.

영국의 미러 등 외신들은 "린가드가 악몽 같은 데뷔를 치렀다"고 보도하며 K리그 데뷔전을 주목했다. 데일리 메일과 디애슬레틱 등 영국 매체들은 오는 10일 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를 위해 직접 서울을 찾을 예정이다.

맨유 유스 출신인 린가드는 2011~12시즌 맨유에서 프로 데뷔했다. 이후 웨스트햄, 노팅엄 포레스트를 거친 그는 EPL 통산 182경기(29골 14도움)를 뛰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참가해 골 맛도 봤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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