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천추신경근병증, '신경차단술+침도(鍼刀) 병행 요법' 효과

입력
2024.03.02 12:46

요천추신경근병증에서 신경차단술과 한의학의 ‘침도(鍼刀·acupotomy) 요법’을 병행한 치료법이 효과적이며, 비용 대비 효과가 우수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연구팀(한의과 박태용·이진현 교수, 마취통증의학과 최수일· 박석희 교수)이 요천추신경근병증 환자를 대상으로 통합 치료를 시행해 비교·분석한 결과다.

요천추신경근병증은 척수에서 갈라져 나오는 감각신경 또는 운동신경 뿌리의 손상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요추간판탈출증·척추관협착증 등의 질환으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대표적인 증상은 허리 통증과 이 통증이 다리 끝으로 뻗치는 방사통(放射痛)이다.

병원에서는 우선적으로 신경차단술·약물치료·견인 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며, 보존적 치료에도 증상이 완화되지 않으면 수술을 고려하기도 한다.

한의학에서는 침 끝이 칼날 모양으로 이루어진 침도 요법을 활용한다. 침도 요법은 연부(軟部) 조직의 유착 박리에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다.

박태용 국제성모병원 한의과 교수는 “요천추신경병증에서 신경차단술 및 침도 요법 각각의 치료 효과에 대한 연구는 있었지만, 병행 치료 효과에 대한 근거는 부족했다”며 “이번 연구는 요천추신경근병증 의학·한의학 통합 치료의 효과 측정을 위해 설계됐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연구팀은 요천추신경근병증의 표준 치료인 신경차단술을 1회 시행받고도 통증 호전도가 미약한 중증도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어 4주에 걸쳐 신경차단술을 2회 단독으로 시행한 대조군과 신경차단술 및 협척혈에 초음파 가이드를 통한 침도 요법을 병행한 실험군으로 나눠 임상 효과와 안전성, 경제성 등을 비교·분석했다.

연구팀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요통기능장애지수(ODI·Oswestry Disability Index) △통증 평가 척도(MPQ·McGill Pain Questionnaire) △삶의 질 평가 척도(EQ-5D·European Quality of Life 5 Dimensions) 등을 평가했다.

연구 결과, 신경차단술과 침도 요법을 병행 치료법이 신경차단술 단독으로 시행한 치료법보다 통증 강도 및 기능 제한 개선, 삶의 질 등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요통 기능 장애 지수 평가(치료 4주차)에서 신경차단술만 시행한 환자군의 ‘평균 통증 감소량’은 –2.16(95% CI: -5.01, -0.69)이었으나, 통합 치료를 받은 환자군은 –9.44(95% CI: -12.71, -6.17)로 임상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병행 치료 군의 ‘점증적 비용-효용비(ICUR)’는 1,800만 원/질 보정 수명(QALY)으로 임계점으로 제시되고 있는 2,500만 원보다 낮아 경제성 면에서 효과적이었다. 안전성 평가에서도 위험성이 증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태용 교수는 “이번 연구로 요천추신경근병증에서 의학·한의학 통합 치료의 유효성·경제성·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를 바탕으로 향후 수행되는 대규모 임상 연구에서도 유효성 있는 결과가 도출돼 다양한 기초 정책 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SCIE 국제 학술지 ‘Medicina’ 최근 호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