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3일 정치적 고향 광주에서 4·10 총선 출마를 선언한다. 더불어민주당 텃밭인 광주는 비이재명(비명)계 현역들의 잇따른 공천 탈락으로 잡음이 거세지고 있다. 뒤숭숭한 분위기의 광주 유권자를 공략해 새로운미래의 총선 전략 거점으로 삼으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조기숙 새로운미래 공천관리위원장은 1일 CBS 라디오에서 "이낙연 대표가 광주에 출마하는 순간부터 서서히 (호남) 여론이 뒤집힐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2016년 총선에서 호남에 걸린 28석 중 23개를 휩쓴 국민의당 돌풍을 기대하는 눈치다. 고향인 전남 영광에서 내리 네 번 배지를 달고 전남지사까지 지낸 이 대표의 배경을 고려하면 이번 총선에서 지역적으로 기댈 수 있는 곳은 호남이다.
최근 속도를 내고 있는 민주당의 광주 공천이 순탄치 않게 돌아가는 것도 이 대표의 호남 공략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이날까지 8곳의 광주 지역구 중 5곳에서 공천이 확정됐다. 친이재명(친명)계 초선 민형배 의원(광산을)을 제외한 4곳(동남갑·동남을·북갑·북을)에서 비명계 현역 의원들이 공천을 받지 못해 반발하고 있다. 조오섭(초선·북갑) 의원이 북갑에 공천된 정준호 변호사의 불법 선거운동을 문제 삼는 게 대표적이다.
경선이 남은 3곳에서도 파열음이 들린다. 특히 양부남 전 부산고검장과 박균택 전 광주고검장이 경선을 펼치는 서을과 광산갑에서는 고검장 출신 후보들이 20% 가산점을 안고 경쟁하는 데 대한 불만이 거세다. 광산갑 현역 이용빈(초선)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검찰 고검장은 차관급(10% 가산점) 대우를 받고 있는데, (정치신인 최대치인)20%의 가산점을 받는게 과도하다"고 비판했다. 비명계 재선 송갑석 의원 지역구인 서갑도 당초 친명계 조인철 전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과의 2인 경선에서 전날 박혜자 전 의원을 포함한 3인 경선으로 결정이 바뀌면서 어수선한 상황이다.
이런 광주 분위기를 감지한 이 대표는 연일 '진짜 민주당' 정신을 강조하면서 틈새를 노리고 있다. 새로운미래 관계자는 "이 대표 출마선언 이후 호남에서 몸을 풀던 후보들의 출마 선언이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새로운미래의 낮은 지지율 등을 감안할 때, 전망이 밝지는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새로운미래는 민주당 공천 결과에 불만을 가진 '빅네임' 인사들의 합류에 기대를 거는 눈치다. 실제 조 위원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최근 민주당 서울 중·성동갑 공천에서 배제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향해 "새미래로 와서 호남에 출마하기를 권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