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3·1절을 맞아 광화문 일대를 비롯한 서울 곳곳에서 대규모 집회·시위가 열렸다. 겨우내 뜸했던 휴일 도심 집회가 재개된 것이다. 장시간 통제에 연휴 나들이 인파까지 겹치면서 주요 도로에서 정체 현상도 재연됐다.
자유통일당은 이날 오후 1시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자유통일을 위한 천만조직 국민대회'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주최 측 추산 4만 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주사파 척결"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하라" "윤석열 대통령 만세" 등 구호를 외쳤다. 집회로 인해 동화면세점부터 시청역까지 4, 5개 차로가 통제됐다. 같은 시각 한국교회보수연합도 인근 시청역 8번 출구 앞에서 구국기도회를 열었다.
진보성향의 6·15 공동선언남측위원회 청년학생본부는 종로구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를 규탄했다. 이어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자주평화대회'를 진행한 뒤 세종대로를 행진했다.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서는 해병대예비역연대가 지난해 수해 실종자 수색 중 숨진 '채수근 상병 특검'을 요구하며 행진했고, 전국민중행동 등은 '굴욕외교 전쟁 조장 윤석열 정권 심판' 집회를 개최했다.
오랜만에 동시다발 집회와 이에 따른 통제로 서울 도심에서는 극심한 교통정체가 빚어졌다. 서울교통정보시스템(TOPIS)에 따르면, 이날 도심 차량 운행속도(오후 4시 30분 기준)는 시속 12.4㎞였다. 같은 시각 서울시 전체 평균 속도가 21.5㎞인 것과 비교해 크게 떨어지는 수치다.
이번 연휴 집회의 최대 분수령은 3일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주관으로 열리는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다. 의협 비대위는 이날 성명을 통해 "3·1운동 정신의 뿌리가 자유임을 강조한 정부가 자행한 자유와 인권 탄압행위를 강력 규탄한다"며 전국 의사들에게 여의도로 집결해 달라고 호소했다. 의협은 최소 2만 명 운집을 자신하고 있다.
경찰은 이번 연휴 기간 집회에 대비해 134개 부대 소속 8,000명의 경력을 현장에 배치한다. 경찰 관계자는 "차로를 무단 점거하거나 불법행위가 발견되면 신속하게 해산 절차를 진행하고, 엄정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