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올해 전 세계 서버 여덟 대 중 한 대가 AI 서버가 될 거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 중 미국 빅테크 4개사의 점유율이 63%를 차지해 AI 시장의 쏠림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1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4년 글로벌 서버 시장은 지난해보다 2.05% 늘어난 1,365만4,000대로 예상된다. 트렌드포스는 "시장은 계속 AI서버 배치에 초점을 맞춰 출하량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약 12.1%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AI서버 출하량을 계산하면 165만2,000대로 예상되는데 이대로라면 29%가량 성장한 셈이다. 트렌드포스는 지난해 5월 보고서에서 2023년 AI서버가 전체 서버 시장에서 9%를 차지해 118만3,000대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AI서버 시장의 큰손은 미국 빅테크 4개 업체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마이크로소프트(20.2%), 구글(16.6%), 아마존웹서비스(AWS‧16%), 메타(10.8%)의 AI서버 점유율을 합치면 약 63%에 달한다고 봤다. 지난해 점유율(65%)보다 약간 줄었지만 AI서버 시장 규모가 크게 느는 점을 감안하면 빅4 기업들의 투자 규모는 계속 증가한다고 볼 수 있다. 중국 테크기업 BBAT(바이두, 바이트댄스, 알리바바, 텐센트)의 AI서버 점유율은 같은 기간 8.5%에서 4.8%로 떨어졌다.
정보기술(IT)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AI서버에 쓰이는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주도권을 누가 갖느냐다. 현재 엔비디아의 GPU가 시장의 70%를 장악했는데 경쟁사와 빅테크 기업들은 주도권을 빼앗을 방안을 찾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엔비디아 앞에는 몇 가지 과제가 놓여 있다고 봤다. 먼저 미국의 대중국 기술 수출 금지로 인한 중국의 'AI반도체 자립' 노력이다. 실제 엔비디아 주가가 지난해 4분기(10~12월) 실적 발표 직전 8% 넘게 빠지며 요동쳤던 건 중국 리스크 요인이 컸다. 트렌드포스는 "화웨이가 주목할 만한 적으로 떠올랐다"며 "엔비디아가 내놓은 중국 전용 솔루션은 잠재적으로 시장 지배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에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주문형반도체(ASIC) 개발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현재 이들은 엔비디아에 가장 중요한 고객들이지만 자체 칩 개발을 통해 자급자족에 나선다면 잠재적 경쟁자가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