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납품 중단 사태를 빚었던 LG생활건강의 럭셔리 화장품 판매를 재개한다. 1월 극적 화해를 이루면서 LG생활건강의 생활필수품, 음료에 이어 화장품까지 상품 대부분을 다시 직거래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두 회사의 화해가 쿠팡과 다른 제조사와의 해빙 무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쿠팡은 CJ제일제당과도 납품 단가를 놓고 갈등을 빚어 거래를 중단했는데 아직까지 납품 재개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쿠팡은 뷰티 전용관인 로켓럭셔리에서 LG생활건강의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인 '더후', '오휘', '빌리프', '숨37' 등을 판매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해당 제품을 구매하면 스페셜 패키지로 포장한 정품 제품을 로켓배송으로 하루 만에 받아볼 수 있다.
쿠팡은 앞서 2019년 4월 LG생활건강과 납품 협상 과정에서 갈등을 빚어 거래를 중단했다. LG생활건강이 쿠팡을 유통법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고 2021년 8월 공정위는 쿠팡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32억9,700만 원을 부과했다. 이에 쿠팡은 2022년 2월 공정위를 상대로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행정 소송을 내 최근 이겼다.
다만 쿠팡은 행정 소송과 상관없이 1월 LG생활건강과 납품 재개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1월 중순부터 LG생활건강의 대표 제품인 엘라스틴, 페리오, 코카콜라 등의 로켓배송은 재개된 상태다.
반면 납품을 중단한 지 1년이 넘어가는 CJ제일제당과는 아직도 냉랭한 분위기가 감돈다. 쿠팡은 햇반을 대체할 중소기업 제품을 강화하면서 CJ제일제당은 쿠팡 외 다른 온라인 경로를 통해 판매량을 늘리면서 매출 타격을 방어하고 있어 두 회사의 기싸움이 길어지는 모양새다. 특히 CJ제일제당은 자사 온라인몰 CJ더마켓, 네이버 등의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해 햇반의 국내외 매출이 8,503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네이버에서 판매된 햇반의 거래액은 391억 원으로 전년보다 약 세 배 늘었다.
그러나 결국엔 LG생활건강처럼 쿠팡과 CJ제일제당도 실리를 좇아 납품을 재개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CJ제일제당 입장에선 상품과 유통 경로에 따라 직매입이 유리하거나 협업해서 판매하는 것이 효과적인 것들이 있어 무조건 쿠팡을 배제하고 갈 수도 없을 것"이라며 "언제가 될지는 모르나 쿠팡도 경제 논리에 따라 CJ제일제당의 손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