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없어 치료 못 받던 심근경색 환자, 경찰이 구했다

입력
2024.02.29 17:51
광진서 자양1파출소 경찰이 60대 여성 구조
건국대병원서 의사 없어 나와 
한양대병원까지 6분만에 이송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로 의료 공백이 발생해 치료를 못 받던 심근경색 환자를 순찰 중이던 경찰이 긴급 이송해 생명을 구한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자양1파출소 소속 최용석 경감과 표홍열 경사, 이강이 순경이 심근경색 증상이 발생한 62세 여성 A씨를 구조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들 경찰관은 26일 오후 4시55분쯤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혜민병원 인근을 순찰하다 A씨 아들의 구조 요청을 받았다. A씨 아들은 경찰관들에게 "어머니가 심근경색 통증을 호소해 병원에 가야 하는데 택시가 잡히지 않는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관들은 A씨와 가족을 건국대병원 응급실로 긴급히 이송했다. 하지만 병원 측에서는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인해 의사 수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다른 병원으로 옮겨 치료 받을 것을 권했다. 해당 병원 응급실에선 다른 심정지 환자에 대한 응급처치가 진행되고 있어 A씨에 대한 치료가 바로 이뤄지기 어려웠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관들은 계속해서 통증을 호소하는 A씨 생명이 위독해진 상태라고 판단했다. 마침 퇴근 시간대와 맞물려 교통 정체가 빚어질 무렵이었다. 이에 경찰관들은 순찰차 사이렌을 울리고 경광봉을 흔들며 한양대병원까지 약 4.5㎞ 가량을 6분여 만에 이동해 A씨를 무사히 이송했다. 경찰 관계자는 "퇴근길 심각한 교통체증에도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했고, 현장 경찰관도 기지를 발휘해 소중한 시민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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