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성과급 없앤다는 회사에..."특근 못 해" 맞선 현대차·기아 노조

입력
2024.02.2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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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노조, 잇따라 집회 열고 특별성과급 지급 촉구


2023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현대차·기아가 2년 동안 직원들에게 지급했던 특별성과급을 올해는 연초에 주지 않기로 하자 노사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대신 특별성과급을 임금 교섭을 통해 성과급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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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지부(기아 노조)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특별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날 노조 관계자는 "양재동은 그동안 특별성과급을 계열사별로 차등 지급해서 노동조합 갈라치기를 하더니 이제는 그룹사를 핑계로 초과이익에 대한 특별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겠다고 일방적으로 거부 통보를 했다"며 "기아차 노동조합은 현대차 지부와 특별성과급에 대해 공조하여 연대 투쟁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속노조 현대차지부(현대차 노조)는 2월 26일 울산공장에서 특별성과급 즉시 지급을 요구했다. 현대차·기아는 공휴일인 3월 1일을 포함해 같은 달 10일까지 주말 특근을 거부하기로 했다.



현대차·기아 "특별성과급 지급 방식 올해 바꾸겠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2월 23일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올해부터 특별성과급 지급 방식을 전환하겠다고 알렸다. 장 사장은 "지난해 실적에 상응하는 적절한 보상을 하겠다"며 다만 "특별성과급을 포함한 전체 성과 보상을 임금 교섭을 통해 협의하겠다"고 설명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도 같은 날 임직원에게 보낸 담화문을 통해 임금 교섭에서 특별성과급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2022년 400만 원, 지난해에는 400만 원과 주식 10주를 각각 연초 특별성과급으로 직원들에게 줬다. 노조는 공문 등을 통해 올해도 특별성과급을 달라고 회사에 요구했지만 경영진은 특별성과급을 따로 주지 않고 임금 교섭에 포함시키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특히 송 사장은 임직원 담화문에서 "자동차 협력 업체와 유관 산업에 큰 영향을 주고 있어 이를 간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현대차·기아의 특별성과급이 그룹의 다른 계열사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짚은 것이다. 실제 현대차·기아가 지난해 특별성과급을 지급하자 현대제철·현대모비스 노조도 현대차와 같은 금액을 성과급으로 요구했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의 특별성과급 제도 전환 방침에 따라 3월 10일까지 특근을 거부할 방침"이라며 "현대차·기아 노조가 연대해 항의 집회 등 추가 대응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