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기금운용본부 출범 이후 역대 최고 수익률을 거뒀다. 기업 실적 호조, 주요국 긴축 종료 기대감에 따른 훈풍이 역대급 실적의 바탕이 됐다.
28일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기금 적립금이 1,036조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적립금이 1,000조 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해 동안 불린 수익금은 127조 원, 수익률은 13.59%에 달한다. 2022년 각국 중앙은행의 가파른 긴축으로 자산가격이 하락하면서 마이너스(-)8.22%라는 최악의 성적을 거둔 지 1년 만에 수익률이 큰 폭 역전한 것이다.
이번에 잠정 집계된 운용수익률은 기금운용본부가 출범한 1999년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앞서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한 때도 2009, 2010, 2019, 2021년의 네 차례에 불과했다. 직전 가장 높은 수익률은 2019년 11.31%다.
"지난해 초 세계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도 국내외 증시와 채권이 동반 강세를 보이며 양호한 연간 수익률을 이끌었다"는 게 국민연금 설명이다. 자산별로 살펴보면, 개별기업 실적 호조에 힘입어 국내 주식 수익률은 22.12%, 해외 주식은 23.89%를 기록했다. 채권은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확산에 국내 7.40%, 해외 8.84%의 수익률을 거뒀다. 대체투자 수익률(5.80%)에는 평가가치 상승과 실현이익이 반영됐고, 원·달러 환율 상승도 기여했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앞으로도 자산 배분의 유연성을 강화하고 투자 원천을 확대해 기금운용 수익을 제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금 운용 최종 성과평가는 위험관리 성과보상전문위원회 검토 등을 거쳐 기금운용위원회가 6월 말쯤 확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