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습격' 중학생 범행 동기는 "관심 욕구"... 경찰 "배후 없다"

입력
2024.02.28 19:00
범행 사전 계획·모의한 정황 안 드러나
돌도 평소 소지... "들고 다니면 안정감"
유아인에 커피도 뿌려, "언론 보도 기대"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습격 사건은 '언론과 타인의 관심'을 원하는 15세 중학생의 인정 욕심에서 비롯된 우발 범행으로 결론 났다. 경찰은 사건 직후 불거진 배후 의혹도 실체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28일 특수상해 혐의로 배 의원 습격범 A군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25일 오후 강남구 신사동의 한 건물에서 배 의원을 돌로 15차례 공격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수사 결과, A군의 범행 동기는 '관심'이었다. 강남서 관계자는 "피의자는 무의식적으로 배 의원을 폭행했다고 주장하며 구체적 범행동기는 진술하지 않았다"면서도 "A군의 행적과 휴대폰 포렌식 결과 등을 종합했을 때 언론과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별한 정치적 성향이 안 보이고, 배 의원에게 개인적 악감정이 없는 점 등도 계획범죄와 거리가 먼 근거로 제시됐다.

경찰은 범행을 사주한 배후도 없는 것으로 봤다. 김동수 강남서장은 "배 의원을 상대로 사전에 범행을 계획하거나 타인과 공모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배 의원의 미용실 방문 일정을 인지한 것 역시 우연의 결과라는 게 경찰 판단이다. 경찰에 따르면, A군은 본래 연예인 지망생 B씨와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오픈채팅방으로 B씨가 예약한 식당을 알아낸 뒤 건물 인근을 배회했는데, 우연히 그곳에서 배 의원을 만나 공격했다. 배 의원 측도 관련 일정을 공유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군은 범행도구인 돌덩이도 몸에 지니고 다녔다. 강남서 관계자는 "주변인 조사 등을 통해 피의자가 평소 화단에서 돌을 주워서 들고 다녔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범행 당일에도 그는 주거지 아파트 단지에서 직접 콘크리트 재질의 돌을 주운 것으로 파악됐다. A군은 "돌을 소지하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안정감이 들었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그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지 집회에 참석했다는 의혹도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A군이 경복궁 낙서 테러범을 보려고 법원에 갔다가 이 대표와 조우했다는 설명이다. 경복궁 담벼락을 낙서로 훼손한 설모(28)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출석 현장에서 지갑을 던지고,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에게 커피를 뿌린 사람도 A군이었다. 비슷한 여러 행적으로 미뤄 언론 보도 기대와 관심 욕구 등이 쌓여 범행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경찰은 A군이 혐의를 시인하고 아직 미성년자인 점, 입원 치료 중에 있는 점 등을 감안해 불구속 송치하기로 결정했다.

이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