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저녁부터 사흘간 휴일을 생각하면 들떠요.”
포스코의 ‘격주 4일 근무제도’(이하 격주 4일제)가 시행된 지 한 달, 이를 적극 활용 중인 직원의 한 마디다. 지난달 22일 제도가 도입됐고, 2월 2일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격주 ‘놀금’이 시작됐다.
제도의 정식 명칭은 ‘격주 4일제형 선택적 근로시간제’. 포스코는 기존에도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운영하면서 직원들이 주 40시간 근무시간을 채우면, 일별 근무시간은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이제는 2주 단위로 평균 주 40시간 내의 근로시간을 유지하면 첫 주는 ‘주 5일’, 다음 주는 ‘주 4일’을 근무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물론 강제사항은 아니다. 직원들의 자유로운 근로제 선택이 가능해 근무 유연성이 한층 강화됐다.
격주 놀금 시작 이후 실제 직원들의 놀금은 어떻게 채워지고 있는지 살펴봤다.
포스코 커뮤니케이션실 엄인옥 사원은 지난 두 번의 놀금을 딸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으로 채웠다. 그는 19개월의 딸을 양육 중인데, 아내가 그동안 주 양육자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격주 금요일마다 딸에게 온전히 아빠와의 시간을 선물할 수 있게 됐다.
원료실에서 근무하는 김성준 과장 역시 비슷하다. 김 과장은 네 살 된 아이를 키우고 있다. 아이가 포스코 사내 어린이집을 다니기 때문에, 아이를 데리고 매일 같이 출근해 왔지만 격주 4일제를 쓰면서 격주 금요일마다 가족과 교외로 나들이를 나간다.
냉연마케팅실 함윤정 과장은 평소 평일 새벽에 다녔던 운동 클래스를 금요일 오전 시간으로 바꿨다. 복잡한 주말 예약을 피해 주중 새벽 시간 클래스에 참여해야 했지만, 이제는 격주 4일제를 쓰면서 훨씬 여유롭게 취미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캠핑족인 열연선재마케팅실 강민석 리더는 놀금부터 주말까지 2박 3일 캠핑을 다녀왔다. 평소 1박 2일 캠핑은 짧게 느껴졌는데 격주 4일제가 시작되고부터 이제는 격주마다 3일간 캠핑을 부담 없이 떠날 수 있게 됐다.
그렇다면 격주 놀금을 위해 한 시간씩 더 일해야 하는 평일에 대한 부담감은 없을까? 포항제철소 제선부 양성문 사원은 이에 대해 “2주마다 쉬는 금요일이 생긴다고 생각하니 근무일에 열심히 일할 동력이 생긴다”며 “동시에 근무일이 하루 줄다 보니 일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광양제철소 EIC 기술부에서 근무하는 정보경 사원 역시 “쉬는 금요일이 있는 주에는 목요일까지 모든 일을 다 마치기 위해 근무시간 중 업무 몰입도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이번 제도 개선을 통해 놀금 저녁에는 포항과 광양에서 근무하는 직원끼리 저녁에 삼삼오오 모여 가볍게 맥주 한 잔씩 즐기는 문화도 시작됐다. 요즘 침체된 소비시장 회복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저출산 문제 해결에 진심인 기업답게, 격주 4일제 시행으로 가족친화적인 기업문화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 포스코는 거점 오피스를 활용한 원격근무제를 활성화했으며 복장도 직원들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