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송 전 대표는 사건을 심리 중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허경무)에 전날 보석을 청구했다. 보석은 보증금 납부와 주거지 이탈 금지 등을 조건으로 수감 중인 피고인을 석방하는 제도다.
송 전 대표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둔 2021년 3~4월 지지표 매수를 위해 총 6,650만 원이 든 봉투를 동료 의원 및 지역본부장 등에게 살포하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의 보좌관 출신 박용수씨를 통해 실질적으로 금품을 수수하고 이를 건네는 데 관여했다는 것이 공소사실이다.
검찰은 그가 2020년 1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외곽 후원조직 '평화와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를 통해 7억6,300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도 적용했다. 이중 4,000만 원은 인∙허가 관련 청탁 명목의 금품이라는 것이 검찰 시각이다. 그는 지난달 4일 기소됐다.
송 전 대표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2일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송 전 대표 측은 "돈 봉투를 준 사람이나 받은 사람이 피고인이 아니기 때문에 관련성이 없다"면서 "먹사연 후원금을 정치자금법으로 정의할 수 없고, 4,000만 원도 대가성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송 전 대표의 보석 청구를 4월 총선을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한다. 그는 "(옥중에서라도) '정치검찰해체당'을 창당하고 윤석열 정권을 무너뜨리는 선봉이 될 것"이라고 밝혔었다. 중앙당 창당대회도 다음달 1일 서울에서 개최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