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의원 도전 한국계 앤디 김… 초반 선전 속 “투표용지 불공정” 소송

입력
2024.02.27 18:30
“지도부 지지 후보들에 부당 혜택
위헌 소지”… 지역 당원투표 3연승

미국에서 ‘한국계 첫 연방 상원의원’에 도전하고 있는 앤디 김 연방 하원의원(민주·뉴저지)이 “불공정한 투표용지 후보 배치 관행을 바로잡아 달라”며 소송을 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김 의원은 26일(현지시간) 뉴저지주(州) 연방지법에 제출한 소장에서 “현행 뉴저지 민주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 투표용지 설계 방식은 특정 후보들에게 부당한 혜택을 준다”고 밝혔다. 이어 “위헌 소지가 있는 만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이 지적한 것은 ‘카운티 라인 시스템’이다. 뉴저지 민주당은 대선 후보든 기초자치단체 후보든, 카운티 당 지도부가 지지하는 후보들을 가장 눈에 잘 띄는 투표용지의 행 또는 열에 모아 놓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데 이를 ‘카운티 라인’이라고 부른다. 이런 특혜가 많으면 38%포인트까지 득표 이익을 챙길 수 있게 해 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NYT는 전했다.

더 큰 문제는 카운티 의장 등 지역 정치인이 주정부 예산을 배분하는 주지사나 중앙당 지도부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이다. 이에 김 의원은 같은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후보들이 최대한 공평하게 투표용지의 비슷한 위치에 함께 배치될 수 있도록 카운티에 주문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뉴저지 주내 21개 카운티 중 19곳이 카운티 라인을 도입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소송은 김 의원이 경쟁자인 태미 머피 후보를 겨냥한 계책이라는 게 NYT의 해석이다. 필 머피 뉴저지 주지사의 부인인 그는 민주당 유권자가 몰려 있는 카운티 의장들을 이미 포섭해 둔 상태라고 신문은 보도했다. 머피 후보는 “개선해야 할 게 있으면 해야 하지만, 경선 진행 도중 규칙을 바꾸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최근 토론에서 밝혔다. 프라이머리가 열리는 6월 4일까지 판결이 나올지는 불확실하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소송과 별개로 초반 기세는 김 의원이 좋다. 지난 10일 머피 부부가 25년간 거주한 몬머스에서 거둔 첫 승을 시작으로 25일 헌터돈까지, 세 번의 카운티 당원투표를 모두 승리했다. 카운티 투표에서 승리해도 투표용지의 카운티 라인을 차지할 수 있다. 현재 뉴저지 연방 상원의원 후보 경선 구도는 지난해 9월 수뢰 혐의로 연방 검찰에 의해 기소된 밥 메넨데스 현 의원도 포함된 3파전이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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