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 제32대 회장으로 취임한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7일 전 세계 경제가 겪고 있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위기를 강조하며 "대외적 변동성에 사전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년 무역협회 정기총회'에서 취임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윤 회장은 한국 수출이 당면한 최대 위기 중 하나로 미국 등 주요국들이 경쟁적으로 펼치고 있는 자국 중심의 보호무역주의를 꼽았다. 그는 "최근 우리나라에 대한 미국의 수입 규제 확대 가능성이 커지고 특히 미국 대선 이후 변동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며 "사전에 대비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DC 등에 있는 해외 지부 조직을 확대·강화하는 등 리스크를 최소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부진을 면치 못했던 대(對)중국 수출에 대해서는 "중국은 도외시하거나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수출시장"이라며 "어느 한쪽에 매달리기보다 긴 호흡을 가지고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단기 목표로는 올해 수출 증대를 중장기적으로는 특정 분야에 치우친 우리나라의 취약한 수출 구조 개선을 목표로 제시했다. 무협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우리나라의 3대 수출국인 중국·미국·베트남의 비중은 47.8%, 5대 수출 품목 비중은 43.5%로 편중돼 있다. 그는 "인적, 물적 역량을 총동원해 수출 증대에 올인하겠다"며 "중장기적으로는 특정 품목 및 국가에 치우친 우리나라의 취약한 수출 구조를 개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정부 간 손이 닿지 않는 분야에도 활동을 넓혀 국민 경제 전체에 도움이 될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회장은 산업자원부 장관, 관세청장, 재정경제부 차관 등뿐만 아니라 국회의원, 청와대 정책실장 겸 경제수석 등 경제관료를 지내며 쌓아온 정책 경험을 살려 정부와 협력을 늘리겠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저는 평생 경제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일을 해온 사람이고 국회의원에도 당선돼 민생 문제로 날을 세우면서 고민하기도 했다"며 "한국 무역의 재도약을 위해 정부와 함께 일심동체가 돼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윤 회장은 이날 정기총회를 통해 구자열 전임 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신임 회장으로 취임했다. 윤 회장은 김영주 전 회장(30대) 이후 3년 만에 오른 행정 관료 출신 수장으로 임기는 2027년 2월까지 3년이며 연임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