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탈당 박영순, 새로운미래로... 연쇄 탈당 여부에 촉각 곤두세우는 민주당

입력
2024.02.27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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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반발 탈당 현역 벌써 세 명째
비명계 모임 꾸리며 세 규합 나서
접전지역 3자구도 시 민주당에 악재

현역 의원 평가 하위 10%를 받은 박영순(초선·대전 대덕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탈당을 선언했다. 공천 결과에 반발해 당을 떠나는 3번째 현역 의원이다. 민주당의 공천 갈등이 격화하면서 추가 탈당을 비롯한 집단 탈당 우려가 커지고 있다. 탈당 의원들이 출마를 강행하면 민주당은 여당 후보를 포함해 3자 구도라는 불리한 환경에서 총선을 치러야 한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1인 지배를 위한 사당으로 전락하고 방탄과 사욕을 위한 전체주의 집단으로 변질됐다"며 탈당을 공식화했다. 김영주(4선·서울 영등포갑) 이수진(초선·서울 동작을) 의원에 이어 3번째다. 박 의원은 곧장 이낙연 공동대표가 주도하는 "새로운미래에 합류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총선 후보 검증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김윤식 전 경기 시흥시장도 이날 탈당 후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김 전 시장은 친이재명계 핵심인 조정식(5선·경기 시흥을) 사무총장이 자신을 의도적으로 배제시켰다며 반발한 뒤, 국민의힘을 선택했다. 국민의힘은 김 전 시장 공천도 염두에 두고 있다. 민주당이 진보당으로 단일화를 결정한 울산 북구의 현역 이상헌(재선) 의원도 이날 경선을 요구하면서 불발될 경우 "출마를 강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28일을 데드라인으로 삼았는데 이 의원도 탈당 후 출마 가능성이 있다.

아직 민주당 탈당 의원 규모는 판세를 흔들 만한 수준은 아니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고별인사까지 한 설훈(5선· 경기 부천을) 의원을 비롯해 공천 결과에 반발해 탈당을 고민 중인 의원이 여럿 있지만 선뜻 결정을 내리기 힘든 상황이다. 이낙연 공동대표의 새로운미래라는 선택지가 있지만 영향력이 너무 미미하고, 무소속 출마는 더 굳은 결심이 필요하다. 탈당한 김영주 이수진 의원이 아직 정확한 행선지를 정하지 않은 것도 이런 분위기를 가늠케 한다. 하지만 탈당 의원이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이날 탈당한 박 의원은 "민주대연합이란 징검다리 형태로 함께 힘을 모을 수 있지 않겠는가"라며 추가로 10명 안팎의 현역 의원 탈당 가능성을 내비쳤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현역 의원 탈당 최소화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탈당 의원들이 수도권을 비롯한 접전지역에서 출마한다면 민주당 후보의 표를 잠식하는 부메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 관계자는 "탈당 의원들의 현역 프리미엄을 고려하면 적어도 전체 득표의 20%까지 차지할 수 있다"며 "수도권이나 충청 등에서 여당에 어부지리 승리를 안겨주는 일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진구 기자
김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