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창업자 젠슨 황 CEO는 최근 "가속컴퓨팅과 생성형AI가 임계점(tipping point)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로 엔비디아 시가총액을 단 하루 만에 2,720억 달러(약 361조 원)나 치솟게 했던 지난 21일(현지시간) 실적 발표에서의 얘기다. ‘가속컴퓨팅’은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특수 하드웨어나 그 조합을 통해 컴퓨터 작업속도를 대폭 개선하는 방법으로 애초에 엔비디아 경쟁력의 출발점이기도 했다.
▦ 생성형AI는 2022년 12월말 오픈AI가 챗GPT(GPT-3.5)를 선보인 이래, 오픈AI에서만 불과 1년 만에 이미지AI(달리2)에 이어 영상 생성형AI(소라)까지 등장했을 정도로 폭발적 진화를 이루고 있다. 그렇다 보니, AI 적용도 일상과 산업에서 초기하급수적으로 폭발하는 중이다. 젠슨 황이 말한 ‘임계점’은 이런 맥락에서 엔비디아의 AI반도체와 가속컴퓨팅 수요도 폭증하게 됐다는 뜻인 셈이다. 그런데 젠슨 황의 임계점은 AI와 관련해 자주 언급되는 ‘기술적 특이점(Singularity)’을 떠올리게 한다.
▦ AI 특이점이란 ‘AI의 발전이 가속화되어 모든 인류의 지성을 합친 것보다 더 뛰어난 초인공지능이 출현하는 시점’이다. 좀 보강하자면, 초인공지능이란 단순히 AI의 지적 능력이 인간을 초월하는 걸 넘어, 지금까지 인간들이 발휘해온 지적 행위양식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AI의 지적 행위가 작동하게 된다는 걸 의미한다. 예컨대, 초인공지능이 지구환경 보존을 위해 인간 말살을 결정하고 실행할 수도 있게 된다는 얘기다.
▦ AI 임계점 선언은 그만큼 AI 특이점도 가까워졌다는 걸 일깨운다. 1950년대에 AI 특이점을 처음 언급한 천재 수학자 존 폰 노이만은 “점점 빨라지는 기술 진보와 인류 생활양식의 변화 속도를 보면 인류의 역사가 어떤 필연적인 특이점에 접근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이 시점 이후 인간의 역사가 지금 우리가 이해하는 형태로 계속될 것인지는 알 수 없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학자들은 그 특이점이 2045년쯤이 될 거라지만, 요즘은 그보다도 훨씬 빨리질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