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하 감독, 전력강화위에 "비정상적 상황… 우리 모두가 목소리 내야 해"

입력
2024.02.26 13:17
우왕좌왕 논란 키우는 전력강화위에 쓴소리
"우리 전부가 숨지 말고 목소리 내야 하는 때"


박태하 포항 스틸러스 감독이 새 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를 밟고 있는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전력강화위)를 향해 "비정상적"이라며 쓴소리를 내뱉었다.

박 감독은 26일 서울 소공동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개막 미디어데이 본행사에 앞서 진행된 취재진과의 사전인터뷰에서 '현 전력강화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의에 "축구에 열광하는 팬들과 국민들이 이 상황을 전부 지켜보고 있는데, 이걸 시스템으로 안 하고 함부로 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며 "비정상적인 상황이라 본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위르겐 클린스만 전 남자 축구 대표팀 감독 선임 당시 전력강화위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내가 전력강화위에 있을 때도 지적할 부분에 대해선 분명하게 지적했었다"며 "누군가는 용기 있게 얘기해야 한다. 우리가 주인인데, 왜 숨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 후 새롭게 꾸려진 전력강화위는 첫 회의에서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3월 A매치때부터 대표팀 감독에 국내 감독을 정식 감독으로 선임할 것처럼 발표했다가 "졸속 행정" 등으로 뭇매를 맞았다. 이후 두 번째 회의에서 월드컵 예선전은 임시 감독 체제로 치르고, 정식 감독 선임은 6월 이후로 미루는 쪽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현직 프로 구단 감독 선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아 팬들과 축구계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박 감독은 "감독도 평생 감독 자리에만 있는 게 아니다. 소신 있게 해야 한다"며 "후배들에게 이 자리를 물려줄 때 자신있게 물려줄 수 있도록 좋은 문화와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감독은 또 "불공정한 시스템이 정상으로 돌아가는 데에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제대로 갖춰서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싶다"며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내가 그 자리에 있어봤기 때문에 잘 안다. 지금은 우리 전부가 숨지 말고 목소리를 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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