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박상우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해외건설 수주단을 이라크에 파견했다고 26일 밝혔다. 업계는 대금 미지급 사태로 공사가 중단된 한화 건설부문의 숙원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박 장관은 전날 하이데르 모하메드 마키야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 의장 등과 함께 비스마야 신도시 내에서 열린 사업 재개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은 사업비만 13조 원에 이르는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로 경기 분당 신도시 면적(18.3㎢)에 주택 10만 호와 공공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도시 전체를 패키지로 수주한 우리나라 첫 신도시 수출 사례로 기록된다.
2012년 첫 삽을 떴지만, 이라크 NIC가 공사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아 한화는 2022년 10월 공사를 중단하고 인력 대부분을 철수시켰다. 교착 상태에 빠진 듯했던 사업은 이후 양국 정상회담 등으로 물꼬를 텄고 최근 이라크 NIC는 한화 측에 공사비 미수금 6억2,900만 달러 중 2억3,000만 달러를 지급했다.
하지만 이번 미수금 지급이 완전한 사업 재개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 한화는 이번에 들어온 미수금으로 기존에 짓던 3만 호 주택 건설을 마무리할 예정이지만, 남은 7만 호 건설은 계약을 변경해야 한다. 박 장관은 NIC 의장 면담에서 주택 10만 호 완성까지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이라크의 협력을 요청했다. 현재 한화와 NIC가 계약 변경을 협의 중인 만큼 조만간 본격 사업이 재개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했다.
정부는 이라크 재건사업에 공을 들일 계획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라크는 최대 15개의 추가 신도시를 계획 중이다. 라자크 무하이비스 알 사다위 교통부 장관도 박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170억 달러 규모의 철도·도로망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요청했다고 한다. 정부는 이라크 신도시 사업 수주를 위해 정책자금 지원 등 단계별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