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우크라 군인 3만1000명 사망"... 전쟁 후 첫 언급

입력
2024.02.26 01:32
러 침공 2년 계기 25일 기자회견
"15만, 30만 전사자? 완전 거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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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슬픔과 분노를 낳았다. 길어진 전쟁은 고민과 갈등으로 이어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2년, 우크라이나와 이웃국가의 삶과 변화를 들여다봤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 군인 3만1,000명이 전사했다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자국군 사망자 규모를 언급한 것은 2022년 2월 24일 러시아 침공 이래 처음이다. 우크라이나군은 전략상 이유로 전사자 관련 정보를 공개하기를 거부해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푸틴(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사자를 15만 명, 30만 명 등이라고 주장하는 건 완전히 거짓"이라며 "(그러나 희생자 규모가 적다고 해도) 우리에게는 각각의 희생이 거대한 손실"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발언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2년을 계기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나왔다. 한국일보는 국내 언론 중 유일하게 우크라이나 정부 승인을 받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39개의 질문을 받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이르면 5월 말 또는 초여름에 '새로운 공세'를 시도할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또 "우크라이나 군대 역시 반격 계획을 분명하게 갖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을 발레리 잘루즈니에서 올렉산드르 시르스키로 교체하는 등) 대규모 군사 개편도 전장에서의 새로운 계획도 관련이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공세와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지난해 6월 개시한 대반격에서 성과가 나지 않은 건 우크라이나 군대의 작전이 러시아에 유출됐기 때문이라는 게 젤렌스키 대통령의 주장이다.

다만 최전선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미국 등 서방이 군사적으로 더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패배할지, 전쟁이 더 어려워질지, 우크라이나 군대에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할지는 우리의 파트너들이 얼마나 지원하느냐에 달려있다"며 "국내외 단결이 없다면 우크라이나는 가장 약한 순간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하기로 한 포탄의 총량은 150만 개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키이우= 신은별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