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NCT 태용, 혼자서도 잘해요 [종합]

입력: 2024.02.25 17:57

그룹 엔시티(NCT) 태용이 데뷔 첫 솔로 콘서트를 통해 '아티스트 태용'의 역량과 존재감을 입증했다.

태용은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2024 태용 콘서트 '티와이 트랙'(2024 TAEYONG CONCERT 'TY TRACK') 2일차 공연을 개최했다.

태용이 데뷔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솔로 콘서트인 '티와이 트랙'은 지난 24일부터 이날까지 양일간 진행됐다. 태용은 폭발적인 관심 속 이틀 공연 모두 시야제한석까지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막강한 인기와 티켓 파워를 증명했다.

'태용의 음악과 길'이라는 의미를 담은 이번 공연 타이틀에 걸맞게 태용은 '아티스트 태용'이 걸어온 음악 여정을 고스란히 보여주기 위해 세트리스트를 모두 직접 작사하고, 작곡에 참여한 곡들로 구성했다. 아티스트, 사랑, 이별, 상처, 치유, 자전적 이야기 총 6개의 테마와 압도적인 퍼포먼스, 화려하고 획기적인 연출이 어우러져 태용의 서사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한 편의 영화 같은 공연으로 완성됐다.

"첫 솔로 콘서트, 멘트 구간 덜어낸 이유는..."

이날 미발표 신곡 '콘크리트(Concrete)'로 화려한 오프닝 무대를 연 태용은 또 다른 미발표 신곡인 '¥£$'를 비롯해 '버주얼 인새니티(Virtual Insanity)' 'APE' '샤랄라' 등으로 쉴 틈 없는 강렬한 무대를 펼치며 '더 단단한 아티스트가 되겠다'는 다짐을 표현한 첫 섹션을 마쳤다.

공연은 곧바로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두 번째 테마로 이어지며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오프닝 무대에서 강렬하고 폭발적인 에너지로 팬들을 열광하게 만든 태용은 이번엔 미발표 신곡 '헐(H.E.R)'과 미발표곡 '론리(LONELY)'을 시작으로 '무브 무드 모드(Move Mood Mode)' '루비(RUBY)' 무대를 잇따라 선보이며 자신만의 섬세한 감성으로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태용은 "오늘이 마지막 콘서트 날이다. 저도 그래도 오늘 마지막이라고 생각을 하고 오니까 뭔가 더 긴장이 되더라. 스스로 어제 정말 잘 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러다 보니 '어제만큼 잘 할 수 없을 것 같다'라는 마음이 있었다"라는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하지만 이러한 고백이 무색하게도 완벽하게 이어진 공연에 팬들은 뜨거운 화답으로 화답했다.

이날 콘서트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탄탄한 짜임의 무대 뿐만이 아니었다. 일반적으로 무대 사이 사이 이어지는 아티스트의 멘트 구간이 대폭 줄어든 것이다. 태용은 이번 콘서트에서 앙코르 멘트를 제외하고 두 번의 멘트 구간만을 편성하며 '공연 집중형' 콘서트를 완성했다.

이에 대해 "이렇게 멘트가 보기 힘든 콘서트는 또 처음이지 않나. 장장 아홉 곡을 달렸다. 아홉 곡 만에 첫 멘트를 하게 됐다"라고 말한 태용은 "이번 콘서트가 시나리오가 잘 흘러가도록 구성돼 있어서 여러분들이 무대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드리고 싶은 마음에 멘트 구간을 짧게 넣었다"라고 설명한 뒤 "하지만 한 번 멘트를 할 때 여러분들과 오래 소통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는 말로 팬들의 마음을 달랬다.

유기적인 구성을 예고한 태용의 무대는 쉴 틈 없이 이어졌다. 태용은 '문라이트(Moonlight)' '문투어(Moon Tour)' '404 파일 낫 파운드(404 File Not Found)'와 '404 로딩(404 Loading)' 무대로 진한 여운을 남긴데 이어 '고스트(Ghost)' '백(BACK)' '해와 달' '나에게 했던 것과 같이(Ups & Downs)' '사랑이 뭔데' '관둬' '런 어웨이(Run Away)' 등으로 공연장을 달궜다.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오는 26일 발매 예정인 두 번째 미니앨범의 타이틀 곡 '탭(TAP)' 무대였다. '탭'은 다채로운 악기 사운드 위로 흘러나오는 따라하기 쉬운 랩이 듣는 재미를 더하는 힙합 곡으로, 상대에게 무관심한 듯 은근한 관심을 표현하는 모습을 재치 있게 그린 가사와 어우러진 태용의 위트 있는 매력이 인상적이다.

정식 컴백 전 콘서트를 통해 '탭' 무대를 선공개한 태용은 재기발랄한 퍼포먼스와 강렬한 랩핑으로 이목을 집중시키며 컴백에 대한 기대를 수직상승시켰다.

이날 앙코르 곡은 '롱 플라이트(Long Flight)'와 '백 투 더 패스트(Back to the Past)'였다. 앙코르 때 2층 객석에서 깜짝 등장한 태용은 '롱 플라이트'를 부르며 관객들과 눈을 맞추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으며, 과거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백 투 더 패스트'로 본연의 태용으로 돌아감을 암시하며 첫 단독 콘서트를 마무리했다.

첫 솔로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한 태용은 내일 두 번째 미니앨범 '탭'을 발매하고 컴백한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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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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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현직 대통령과 차기 대통령이 한날 ‘대규모 사면’을 단행 또는 예고하고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역대 최대 규모인 1,539명에 대한 사면·감형 조치를 취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도 취임 첫날 ‘1·6 의사당 폭동’ 사태 관련자를 사면하겠다고 공언했다. 다만 양쪽 모두 정치적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39명에 대한 사면, 1,500명에 대한 감형 조치를 단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성공적으로 재활을 마치고 지역사회를 더 안전하게 만드는 데 헌신한 39명을 사면한다”고 발표했다. 마리화나 소지 등 비폭력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들이 대상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현재 법, 정책, 관행에 따라 기소될 경우 더 낮은 형을 선고받을 1,500명의 장기 징역형을 감형한다”고 덧붙였다. 대부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교도소에서 석방돼 자택 격리 중인 사람들 중 아직 형기가 종료되지 않은 이들이다. 백악관은 이번 사면·감형 인원에 대해 “단 하루에 이뤄진 가장 많은 숫자”라고 설명했다. 내년 1월 20일 취임을 앞둔 트럼프 당선자도 취임 직후 대규모 사면을 하겠다는 뜻을 거듭 내비쳤다. 이날 공개된 시사주간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1·6 사태로 기소된 피고인 대부분을 취임하자마자 사면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피고인 전부를 사면할 것인가’라는 재확인 질문에 “사안별로 하겠지만, 비폭력적이었던 사람들은 (충분히) 큰 처벌을 받았다고 본다”며 “취임 후 1시간 안에 (사면을) 시작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른바 1·6 사태는 2020년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자가 패하자 극렬 지지자들이 이듬해 1월 6일 워싱턴 의사당에 난입한 사건이다. 시위대와 의회 경찰 간 무력 충돌이 빚어지면서 5명이 숨지고, 경찰관 184명이 다치는 비극을 초래했다. 기소된 사람만 1,350명에 달하고, 이들 중 900명 이상이 유죄 판결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양측의 사면 모두 ‘국민 통합’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바이든 대통령의 사면·감형 조치에 대해 WSJ는 “이달 초 아들 헌터 바이든에 대한 ‘깜짝 사면’으로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일각의 비판을 받은 후에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총기 소지·탈세 등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헌터를 지난 1일 사면한 데 대한 비난 여론을 희석시키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는 뜻이다. 트럼프 당선자의 사면 예고도 마찬가지다. 1·6 사태가 미국의 민주주의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혔다는 역사적 평가에도 아랑곳없이, 지지 세력만을 위한 ‘선심성 사면’이라는 이유에서다. 미 연방 하원에서 ‘트럼프 저격수’로 활동한 뒤 상원으로 무대를 옮긴 애덤 시프 상원의원 당선자(민주·캘리포니아)는 “1·6 폭동 관련자들에게 사면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