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들이 전공의 집단 사직과 관련해 "납득할 만한 정부의 조치가 없다면 집단행동에 동참하겠다"고 23일 밝혔다. 이에 정부는 전공의들이 조속히 의료 현장에 복귀할 수 있도록 요청해달라고 강조했다.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교수들이 구성한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번 주말이 사태의 골든타임"이라며 "전공의들이 납득할 만한 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이들과 행동을 같이하겠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주말 동안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한다면 누구도 해결할 수 없는 파국이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대위는 전국 단위로 조직을 꾸려 행동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제한적이나마 돌아가고 있던 병원의 모든 진료가 이대로 간다면 열흘도 버티지 못할 것"이라며 "파국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겠다"고 했다. 이어 "활동 중인 비대위를 전국 단위로 확대 재편하고 전국에서 구성 중인 상급종합병원 비대위와 함께 움직이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정부를 향해 적극적인 대화도 촉구했다. 비대위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정부가 열린 마음으로 대화에 나서 수준 있는 토론을 통해 국민건강·의료를 위한 최적의 방안을 함께 만들고 실현해 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 관계자는 기자단에 '(비대위와) 먼저 연락해서 만나겠다'고 얘기했지만 현재 '대화는 가능하나 협상 상대는 아니다'라는 지극히 안일한 답변만 받았다"며 "정부는 비대위와 대화할 의지가 있는 것인지 명확히 밝히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비대위 입장에 대해 "사람부터 살려야 한다"고 반박했다. 박 차관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시간이 갈수록 위험이 계속 커지므로 이런 일이 반복되면 안 된다"며 "누가 잘했느냐, 못했느냐를 따지기 전에 지금 전공의 후배와 제자들에게 조속히 복귀 요청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또한 "잘못을 따지기 전에 사람이 죽어 나가게 생겼다. 사람부터 살려야 하는 게 우리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비대위원장님과는 한 번 접촉했었고 신속하게 대면 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