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 정청래 "8년 전 나도 컷오프… 솟아날 구멍 있다"

입력
2024.02.23 11:19
민주당 공천 논란에 정청래 최고위원 글
"안 억울한 컷오프 없어… 참 마음 아파"

더불어민주당 4·10 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 의원들이 잇따르자 친이재명(친명)계 정청래 최고위원이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밝혔다.

정 최고위원은 22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8년 전 나도 컷오프됐었다. 그날의 그 심정을 어찌 말로 다 형언할 수 있겠냐. 하늘이 무너지고 모든 것이 끝난 것 같은 잿빛 하늘이 기억난다"며 "이제 무얼 하지, 어떻게 하지, 가족들은 어떻게 보지, 당원과 지지자들과 보좌진은 어떤 표정으로 만나지 (싶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머릿속은 하얗고 세상은 깜깜하던 심장은 벌렁거리다가 멈추고 멈췄다가 벌렁거리고 말을 잊고 6일간 암흑 속에서 살았다"며 "세상은 멈췄고, 할 말도 없는데 끊임없이 걸려오는 기자들의 빗발치는 전화를 한 통도 받지 않고 미동도 하지 않고 6일간을 멍하니 있었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그러면서 "너무나 큰 충격에 빠지면 분노도 없고 눈물도 나지 않는다. 매일 검색해 보던 기사도 보지 않았다. 사나흘이 지나고 동료의원들의 전화를 받고 밀려오는 SNS 응원 글을 읽기 시작했다"며 "99%가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권유하는 요구였다. 탈당, 무소속 글을 볼 때마다 내 마음은 반대로 움직였다"고 덧붙였다.

정 최고위원은 20대 총선을 앞둔 지난 2016년 3월 당에서 공천 배제(컷오프)됐으나 "쓰러져 있는 저라도 당이 필요하다면 헌신하겠다. 당을 지키겠다"며 잔류했다.

그는 "총선 과정에서 적지 않은 컷오프를 보게 된다. 억울하지 않은 컷오프는 없다. 요즘 동료들의 컷오프를 보면서 참 마음이 아프다. 8년 전 내 심정하고 똑같을 거다"며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했다.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이 떠오른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공천 내홍에 시달리고 있다. 김영주 국회부의장, 이수진 의원이 각각 의정 평가 하위권, 전략공천 지역 지정 통보에 반발해 탈당을 선언했고, 노웅래 의원은 컷오프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대표실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윤한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