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 변동 폭 클수록 심정지 발생 위험 높아

입력
2024.02.25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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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최고] 하루 변동 폭 60㎜Hg 이상이면 병원 검사받아야

혈압 변동성이 클수록 심정지가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즉, 고혈압이 아니더라도 일정 시간에 걸쳐 혈압이 급격히 변동하는 것만으로도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윤기·최종일 고려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연구팀은 혈압 변동성과 급성 심정지 사이의 연관성을 알아보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최근 실렸다.

연구팀은 2009∼2011년 국가건강검진 수검자 가운데 2018년까지 추적 관찰이 가능한 280만1,153명을 대상으로 이들의 혈압 변동과 건강검진 기록 등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2년 새 수축기(최고) 혈압이 40㎜Hg 이상 높아진 사람에게 향후 급성 심정지가 발생할 위험은 같은 기간 혈압 변동이 없었던 사람보다 88% 높은 것으로 추산됐다.

또한 이완기(최저) 혈압이 25㎜Hg 증가했을 때도 급성 심정지가 발생할 위험은 61% 상승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혈압이 증가한 정도와 급성 심장사 위험도가 선형 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했다. 2년 새 혈압이 더 많이 높아진 사람일수록 급성 심장사 발생 위험이 이에 비례해 높아졌다는 뜻이다.

또한 혈압이 일시적으로 다시 낮아진다고 해도 급성 심정지 발생 위험은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 주목된다.

연구팀은 “급격한 혈압 상승으로 심혈관계가 손상되면 그 이후 혈압이 떨어져도 일정 부분 원상태로 회복될 수 없는 비가역적인 상황이 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국내 급성 심정지 환자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통계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2022년 상반기에만 1만7,668명의 급성 심정지 환자가 발생했다. 이 중 생존 상태로 퇴원한 환자(생존율)는 7.3%에 불과했다.

급성 심정지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혈압 관리가 꼽힌다.

고혈압 진단을 받았다면 조기에 약물 치료 등으로 혈압을 낮추고, 싱겁게 먹는 등 적절한 식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대한고혈압학회의 ‘2022년 고혈압 진료 지침’에 따르면, 고혈압은 140/90㎜Hg 이상(가정 혈압의 경우 135/85㎜Hg 이상)일 때를 말한다. 정상 혈압은 120/80㎜Hg 미만이다. 120~129/80㎜Hg 미만일 때는 ‘주의 혈압’, 130~139㎜Hg(최고 혈압) 혹은 80~90㎜Hg(최저 혈압)은 ‘고혈압 전 단계’로 분류된다. 혈압이 평소 160/100㎜Hg 이상으로 매우 높다면 전문의에게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한 환자가 집에서 직접 잰 혈압(가정 혈압) 수치를 기록해 의료인과 상담하는 것도 중요하다. 수축기 혈압 135㎜Hg 이상, 이완기 혈압 85㎜Hg 이상이 반복되거나, 하루 혈압 변동 폭이 60㎜Hg 이상이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