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회장 등장 앞둔 포스코그룹 사장단 인사...'안정'·'변화' 두 개의 무게 추 놓았다

입력
2024.02.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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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우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 내정 등


최정우 회장 체제 마무리를 앞둔 포스코그룹이 주요 계열사 사장단을 교체했다. 재계에서는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새 최고경영자(CEO) 결정을 앞둔 상황에서 이뤄진 인사라 그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이 최종 후보로 올라 있다. 그룹 측은 "새 CEO 등장과 동시에 바뀐 사장들이 함께 일을 속도 있게 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홀딩스는 21일 정기 이사회를 열어 포스코, 포스코퓨처엠,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이앤씨 등 주요 계열사의 사장 후보 추천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포스코그룹의 핵심 사업인 철강 부문을 담당하는 포스코 사장은 이시우 대표이사 단독체제로 간다. 이 사장은 1985년 포스코 입사 후 인도 마하슈트라 법인장, 광양제철소장, 생산기술본부장 등을 지낸 정통 ‘철강맨’이다.

그룹의 신수종 사업인 2차전지 사업을 하는 포스코퓨처엠 사장에는 유병옥 포스코홀딩스 부사장이 내정됐다.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사장은 포스코홀딩스 친환경미래소재총괄로 자리를 옮긴다.

상사 부문인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에는 이계인 글로벌사업부문장이 승진 발령된다. 포스코이앤씨 사장에는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이,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장에는 김기수 포스코 기술연구원장이 각각 추천됐다. 김지용 원장은 회장 자문역을 맡는다.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사장은 자리를 계속 지킨다.

이날 인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부회장단의 '2선 후퇴'다. 포스코는 그동안 이시우 사장과 김학동 부회장이 공동 대표를 맡았지만 김학동 부회장이 용퇴하면서 이시우 사장 단독 체제로 바뀌었다.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도 고문역으로 자리를 옮긴다.

업계에선 장인화 회장 내정자가 '조직 안정'과 '변화'라는 두 개의 메시지를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학동·정탁 부회장은 '최정우 회장 체제'에서 30년 만에 부활한 부회장직을 맡으며 그룹 실세로 불렸지만 이번 인사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다만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사장과 이시우 포스코 사장 등을 재선임하고 핵심 사업인 건설 계열사 포스코이앤씨에 베테랑 전중선 전 사장을 다시 올리면서 큰 폭의 물갈이보다는 조직 내 안정에 방점을 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포스코홀딩스는 다음 달 21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장 후보자에 대한 회장 선임안과 이날 발표한 사내외이사 후보 선임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주요 계열사 역시 내달 주총에서 CEO 선임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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