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테일러 반도체 공장 건설이 미국 지역 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35조 원이 넘는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직간접으로 일자리 3만8,000개를 만들고 세수 확대에도 크게 이바지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텍사스주 출신의 정치인들은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며 조 바이든 행정부를 향해 삼성전자에 반도체 보조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전자의 미국법인인 삼성오스틴세미컨덕터(SAS)는 20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의 '2023년 경제 영향 보고서(Economic Impact Report)'를 알렸다. SAS는 미국 경제 분석기관 임팩트 데이터 소스에 의뢰해 해마다 사업장이 텍사스 중부지역에 미치는 경제 효과를 분석‧발표해왔다.
2023년 SAS의 경제적 파급 효과는 테일러 공장 건설 이전인 2021년 63억 달러(약 8조4,100억 원)에서 2023년 268억 달러(약 35조8,000억 원)로 뛰었다. 2022년(136억 달러·약 18조2000억 원)과 비교해도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오스틴 사업장이 만든 직접 일자리도 5,322개다. 파트너와 공급사 등 간접 일자리는 1만2,344개에 달한다. 테일러 생산 시설을 지으며 1만8,161명을 채용했다. 보고서는 오스틴과 테일러 시설을 모두 합쳐 최종적으로 만든 일자리가 3만8,144개라고 밝혔다. SAS는 일년 동안 직원 급여로만 17억 달러(약 2조2,700억 원)를 썼다고 밝혔다. 오스틴·테일러 사업장이 지난해 텍사스주에 낸 세금은 2억4,560만 달러(약 3,300억 원)였다. 수십 개 자선 단체를 돕고자 400만 달러(약 54억 원) 이상 기부했다.
다음 달 7일 조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연설을 앞두고 미국 상무부가 반도체 보조금 지급 기업을 추가 지정할 가능성이 높은 시점에 이 같은 결과가 나오면서 텍사스주에 바탕을 둔 공화당 정치인들이 해당 소식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며 삼성전자의 보조금 지급을 요청하고 있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SAS 홈페이지 링크를 소개하며 "텍사스 사람들은 일자리를 원한다"며 "오스틴 공장은 수만 개의 일자리와 수억 달러의 근로자 급여를 창출하고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삼성 공장은 중부 텍사스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텍사스 노동자, 기업, 그리고 론스타주에 엄청난 승리"라고 덧붙였다. 마이클 매콜 미 하원 외무위원장 역시 X에 "저는 국가 안보의 중요한 자산인 반도체의 미국 생산을 늘리기 위해 반도체과학법을 만들었다"며 "텍사스에서 수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삼성이 그 뜻을 함께하고 있다는 점이 자랑스럽다"고 썼다.
삼성전자는 1996년부터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파운드리 공장을 운영했다. 180억 달러(약 24조400억 원)를 투자해 팹 2개를 지었는데 지난해부터 170억 달러(약 22조7,000억 원)를 들여 테일러에 파운드리 공장도 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