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매된 주택 가운데 아파트가 차지한 비중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조사됐다. 전세사기가 사회적 문제로 불거진 가운데 집값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며 빌라 등 비아파트 인기가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부동산정보업체 경제만랩이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55만5,054건으로 나타났다. 거래량은 아파트(74.2%)가 가장 많았고 연립·다세대주택(15.4%) 단독·다가구주택(10.4%)이 뒤를 이었다. 아파트 매매 비중은 한국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가장 높았다.
지역별 아파트 매매 비중은 세종(94.5%)이 가장 높았다. 이어 대구(89.4%) 광주(89.3%) 울산(89%) 대전(80.7%) 경남(79.9%) 부산(79.4%) 충북(77.9%) 전북(77.2%) 충남(76.9%) 경기(75.5%)가 평균을 웃돌았다. 강원(72.8%) 경북(70.7%) 전남(69.9%) 인천(67.5%) 서울(56.6%) 제주(34%)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비아파트 매매 비중은 2021년(34.1%)부터 2022년(41.3%)까지 2년 연속 올랐다가 지난해 하락 반전했다. 집값 상승세가 뚜렷했던 2021, 2022년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아파트에 매매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에서는 신속통합기획과 모아타운 등 재개발 촉진 정책도 비아파트 거래를 늘렸다.
경제만랩은 지난해 집값 상승세가 주춤하고 부동산 규제가 완화하며 매매 수요가 아파트로 돌아왔다고 분석했다. 서울에서는 아파트 매매 거래량(3만6,439건)이 전년보다 136.9% 상승했지만 비아파트 매매 거래량(2만7,922건)은 전년보다 31% 하락하며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황한솔 연구원은 “비아파트는 아파트보다 환금성이 떨어지고 전세사기로 전세와 매매 수요 모두 줄었다”며 “당분간 아파트와 비아파트의 양극화 현상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