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올해 국내 제조기업들의 재무적 안정성과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면서 자동차, 조선, 디스플레이 업종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은 21일 '고금리가 제조기업의 재무건전성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제조업 중 외감기업(외부 감사를 받는 법인기업) 1만2,057개사를 대상으로 지난해 상승 폭 수준인 200bp(1bp=0.01%포인트) 금리 인상 시 시나리오를 분석했다.
조사 결과 기업들이 평균적으로 부담한 금리는 2022년 3.3%에서 지난해 4.7%로 상승한 것으로 예측됐다.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이자보상배율은 2022년 2.5배에서 지난해 1.9배로 떨어지면서 빚 갚을 능력이 나빠졌다.
보고서는 유동비율(안전성)과 이자보상배율(수익성)을 기준으로 업종별 고금리 영향을 분석한 결과 고금리 장기화로 인해 가장 위험한 산업군으로 자동차부품, 자동차, 조선, 디스플레이, 가전을 꼽았다. 석유화학, 정밀화학, 기계, 철강, 섬유, 전지 등은 주의가 필요한 산업군으로 분류됐다. 양호한 산업으로는 반도체와 통신방송장비, 의약, 컴퓨터, 석유제품 등으로 상대적으로 고금리에 따른 영향이 적을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제조업 전반의 재무적 안정성, 수익성 및 중장기적 산업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선별적 모니터링과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위험기업 비중이 높은 위험산업군 업종과 채무불이행 시 파급 효과가 큰 기업에 대해 선별적 모니터링과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연구원은 "고금리로 인해 기업들의 장기적 투자 여력이 위축된 상황에서 경영자금 융자 지원책이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친환경, 디지털 전환 등에 요구되는 더 높은 수준의 기술 역량을 조기에 확보하도록 연구·개발(R&D) 수행 시 저금리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