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낙석·붕괴··· 충북 해빙기 안전사고 비상

입력
2024.02.21 14:23
등산객 숨지고 흙더미 도로 덮쳐
땅 녹고 비 자주 와 위험성 커져



해빙기를 맞아 충북 도내에서 낙석, 토사 붕괴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21일 충북도와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전 청주시 서원구 남이면 청주3차우회도로 석판분기점 진입로 쪽 3m 높이의 석축이 무너져 토사 50여 톤이 도로로 쏟아졌다.

다행히 지나는 차량이 없어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임시 복구 작업으로 일대 통행이 통제돼 운전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사고 지점은 지난해 7월 호우로 산사태가 났던 곳과 인접한 지역이다. 당시 무너진 토가사 지나는 차량을 덮치면서 운전자 1명이 숨졌다.

앞서 지난 18일 오후에는 보은군 속리산 국립공원 내 신선대휴게소 부근 산 위에서 돌덩이가 떨어졌다. 이 사고로 낙석을 피하려던 40대 등산객이 20m 아래 급경사지로 굴러 떨어져 숨졌다.

이 등산객은 가족과 함께 문장대를 오르다 갑자기 떨어진 낙석 때문에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속리산국립공원사무소 측은 사고 직후 현장 탐방로(문장대초소~신선대삼거리)에 대한 등산객 출입을 통제했다. 지난달엔 영동군 황간휴게소 부근 도로에서도 옹벽이 무너져 긴급 조치가 내려지기도 했다.

낙석·붕괴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것은 해빙기를 맞아 지반이 약해진 상태에서 비가 자주 오고 있기 때문이다. 청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올 겨울 평년보다 기온이 높고 최근 비가 많이 내려 산사태, 옹벽 붕괴 등 위험이 어느 때 큰 것으로 우려된다.

충북도는 해빙기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오는 4월 3일까지 취약시설 안전 점검을 벌이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지자체와 민간 전문가 등으로 합동 점검단을 구성했다. 점검 대상지는 인명사고, 재산피해 발생 우겨가 높은 급경사지, 산사태 위험지, 건설현장 등 1,197개소다.

합동 점검단은 급경사지 사면 활동 상태, 옹벽·석축의 배부름 현상, 건축물 균열·침하 등 이상징후를 집중적으로 살필 방침이다.

이상이 발견된 현장에 대해서는 즉시 보수·보강 등 안전 대책을 강구하고 불안한 요인이 완전 해소될 때까지 추적 관리할 참이다.

신형근 도 재난안전실장은 “해빙기 대형 재난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공사장 축대 등 위험시설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며 “위험요소를 발견하면 안전신문고 앱이나 해당 시군구 등 관계 기관 창구에 조속히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한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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