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체감경기가 3년 5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반도체 내수 부진과 건설업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지속되는 탓이다.
21일 한국은행은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 자료를 내고, 이달 전산업 업황실적BSI가 전월 대비 1포인트 하락한 68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두 달 이어진 내림세에 2020년 9월(6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도달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3,305개 기업을 대상으로 5일부터 14일까지 실시했다.
제조업 업황실적BSI는 전월 대비 1포인트 하락한 70을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업이 포함된 전자·영상·통신장비의 하락폭이 7포인트로 컸다. 황희진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반도체 수출이 좋아졌음에도 국내 소비가 부진하다 보니 내수 기업이 큰 폭 하락했다. 가전제품과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인쇄회로기판(PCB) 등의 수요가 감소했다"고 부연했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제조업 전반에서도 내수 부진을 경영애로사항으로 꼽는 응답이 21.8%로 가장 많았다. 불확실한 경제 상황(20.9%), 인력난·인건비 상승(11.8%)이 뒤를 이었다. 다만 반도체 가격 상승 및 수요 회복에 전자·영상·통신장비업의 다음 달 업황전망BSI는 전월 대비 5포인트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비제조업 업황실적BSI는 업종별 큰 폭의 편차를 보이며 지난달과 같은 67을 유지했다. 시설관리 및 인력 파견 등 수요가 증가하면서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임대서비스업이 전월 대비 5포인트, 물동량 증가 및 해상운임 상승으로 해운업 업황이 개선되며 운수창고업이 2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PF 사태에 따른 조달금리 상승, 원자재가 인상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맞고 있는 건설업황이 7포인트 하락하며 타 업종 실적 개선을 상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