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후임' 박성재 법무장관 "검사들 사명감 되찾아야"

입력
2024.02.20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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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두 번째 법무장관]
첫 과제는 '조직 안정'... 소폭 인사 할 수도
"공정하고 따뜻한 법치 행정" 목표 제시

윤석열 정부 두 번째 법무부 수장으로 박성재 신임 장관이 20일 취임했다. 박 장관은 취임 일성으로 "검사 스스로 자세를 가다듬고 사명감을 되찾아야 할 때"라고 주문했다.

박 장관은 이날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일부 검사들의 정치 행위에 대한 외부의 시선이 매우 따갑다"며 "멀리 갈 것 없이 '검사 선서'를 다시 읽고 검사의 직에 나서며 약속했던 마음을 되돌아보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검사에게 부여된 막중한 사명을 가슴에 새기고, 혼신의 힘을 다해 국민을 섬기고 국가에 봉사할 것을 새롭게 다짐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고검장), 김상민 전 서울중앙지검 형사9부장 등 현직 검사들이 정치적 중립성에 어긋나는 처신을 해 징계를 받거나 절차가 진행 중이다.

박 장관은 수사·재판 절차 지연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박 장관은 "검·경 수사권을 조정하는 법안이 시행된 이후 수사와 재판의 지연으로 많은 국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며 "검찰과 경찰 간의 사건에 대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지면서 사건 떠넘기기, 부실 수사 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생사건에 대한 신속한 수사와 재판을 위해 업무 프로세스를 다시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박성재 법무부'의 슬로건으로는 "공정하고 따뜻한 법치행정"이 제시됐다. 민생범죄 대응 역량 강화, 범죄 피해자 지원 등도 주요 과제로 언급됐다.

박 장관 취임 후 당분간 '조직 안정'에 방점이 찍힐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한동훈 전 장관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옮기며 두 달 동안 차관 대행 체제가 이어져 온 만큼, 조직을 다잡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 달째 비어 있는 법무부 기획조정실장(검사장급) 등 공백을 메우는 소폭 인사가 조만간 시행될 거란 관측이 나온다. 법무부는 검사장 승진 대상 기수인 사법연수원 31기 검사들 10여 명에게 인사검증동의서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공식임기를 시작한 박 장관은 21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22일에는 국회 비경제부처 대정부질문에서 현안 관련한 야당 의원들의 질문공세를 마주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 장관은 15일 인사청문회에서 현안과 관련한 질문엔 핵심을 모두 피해 갔다.


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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