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책] 눈물꽃 소년 외

입력
2024.02.24 04:30
11면
문학·어린이 청소년

△ 눈물꽃 소년

박노해 지음. '박해받은 노동자 해방'이라는 필명으로 노동해방을 통한 사회 변혁을 꿈꿨던 시인의 첫 수필집. 전남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평이로 불리던 소년 시절의 성장기가 담겼다. 일곱 살에 아버지를 여읜 저자를 씩씩하게 자라도록 도와준 이웃 어른들과 몸을 기울여 학생들의 말을 들어주던 '수그리' 선생님까지. 저자가 그리워하는 사람들과 풍경이 따뜻하게 펼쳐진다. 느린걸음·256쪽·1만8,000원

△모든 것을 본 남자

데버라 리비 지음. 홍한별 옮김. 이야기는 스물여덟 살 솔 애들러가 영국 런던의 애비로드에서 자동차에 치여 넘어지는 것으로 시작한다.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쉰여섯 살이 된 그가 애비로드를 다시 건너며 책은 끝난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는 젊은 주인공과 삶을 후회하는 늙은 주인공의 이야기가 교차한다. 기억과 지각, 과거와 현재에 대한 통찰이 담겼다. 민음사·284쪽·1만6,000원

△각본 없음

아비 모건 지음. 이유림 옮김. '철의 여인' 등을 집필하며 에미상을 수상한 극작가가 사랑과 상실에 관해 쓴 에세이. 모건의 배우자는 갑자기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에 놓이고 끝내 그에 관한 기억을 잃는다. 같은 시기에 유방암 투병을 시작한 그는 자기 연민에 빠지기보다 불행에 직면으로 맞선다. 주어진 대본이 있는 작품과 달리 인생은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것임을 일깨운다. 현암사·372쪽·1만8,500원

△타니오스의 바위

아민 말루프 지음. 이원희 옮김. 레바논 산악 지대의 작은 마을인 크파리야브다에는 왕좌 형상을 한 타니오스 바위에 앉는 누구든 사라진다는 전설이 있다. 19세기 제국주의 시대에 마을을 위기에서 구한 영웅인 타니오스가 행방불명된 것에서 유래가 시작됐다. 박경리문학상 수상 작가인 저자는 레바논을 둘러싼 열강들의 탐욕과 레바논 민족이 겪어야 했던 비극을 엮어 책을 꾸렸다. 교양인·380쪽·1만7,800원

△ 무채색 삶이라고 생각했지만

김동식 지음. 10년간 주물 공장에서 단추와 지퍼를 만들며 쓴 소설 '회색 인간'으로 주목받은 저자의 첫 수필집. 부산 영도 산복도로에서 자란 가난한 그에게 글쓰기는 고된 현실의 유일한 해방구였다. 고졸 검정고시 출신인 그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쓴 글로 많은 사람들과 관계도 맺었다. 그의 삶은 180도 달라졌다. 한 사람의 인생이 글쓰기를 통해 어떻게 확장되고 깊어지는지를 돌아보게 한다. 요다·264쪽·1만6,800원

△반지수의 책그림

반지수 지음. '불편한 편의점', '위저드 베이커리' 등 베스트셀러의 표지를 그린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과 독서에 관한 에세이. 저자는 인권 변호사를 꿈꾸던 정치외교학과 학생이었다. 정치학도에서 책 표지를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기까지 읽은 책과 작업한 책 표지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출발점'을 힘들 때마다 꺼내보는 만병통치약이자 '그림 경전'으로 꼽는다. 정은문고·236쪽·2만3,000원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조세희 지음. 2년 전 세상을 떠난 저자가 1978년 펴낸 소설집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개정판. 책의 판형과 표지를 새롭게 하고 현재의 표기법에 맞게 일부 표현 등을 고쳤다. '뫼비우스의 띠' 등 12편의 단편을 묶은 연작소설집으로 현대문학의 고전으로 꼽힌다. 무허가 주택에 사는 난쟁이 가족과 주변 인물들을 통해 1970년대 우리 사회의 빈부 격차와 사회 갈등을 뼈아프게 그렸다. 이성과힘·416쪽·1만5,500원


어린이·청소년

△50개 건축물로 읽는 세계사

정태종 지음. 파리의 에펠탑과 로마의 콜로세움, 서울의 숭례문을 보면 당대 사회와 문화를 알 수 있다.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고대 이집트인들의 영혼 불멸과 육체 복귀 사상을 반영한다. 로마의 수도교 11개는 인구 100만 이상의 도시 경제를 지탱했다. 책은 50개의 건축 사례를 통해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역사를 알려준다. 방대한 세계사를 건축물 안팎에 숨겨진 이야기로 쉽게 설명했다. 스테이블· 232쪽·1만6,500원

△아주 커다란 물고기

조경숙 지음. 바다로 나가고 싶어 했던 늑대는 마침내 배를 완성해 항해를 시작한다. 갑자기 나타난 빨간 물고기는 다른 배와 늑대의 배를 비교하기 시작한다. 빨간 물고기의 몸집과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결국 늑대는 물고기에게 잡아먹힌다. 빨간 물고기에서 탈출한 늑대는 자신의 배에 만족하며 행복을 되찾는다.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다는 변화무쌍한 우리의 삶이고, 늑대는 현대인의 자화상이다. 스푼북·48쪽·1만7,000원

△1점 때문에

이상권 지음. 의과대학 진학을 꿈꾸는 오채니는 내신 1등급에 달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과학 시험에서 한 문제를 틀려 내신 2등급을 받게 될 상황에 처한다. 학원 선생님 홍응주는 채니가 틀린 문제의 중복 정답을 인정해 달라는 민원을 제기한다. 수학 시험과 국어 시험에도 항의가 잇따른다. 책은 학부모와 교사, 학생 간의 갈등을 소재로 그들의 각기 다른 입장을 살폈다. 자음과모음·208쪽·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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