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던 개인용 컴퓨터(PC) 시장에 인공지능(AI)이 만든 따뜻한 바람이 불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10~12월) 세계 PC 출하량 감소세가 바닥을 찍고 올해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할 AI PC 수요를 통해 전체 PC 출하량이 증가할 거란 분석이 나왔다.
19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4분기 글로벌 PC 트래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4분기 전 세계 PC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0.2% 감소해 8분기(2년) 연속 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다만 PC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조자개발생산(ODM) 모두 2024년 상반기에는 출하량이 되살아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말 PC 시장 불황이 바닥을 찍고 회복세를 보일 거라는 말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024년 전 세계 PC 출하량은 전년 대비 5%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가 이런 전망을 내놓은 근거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2023년 연간 PC 출하량 감소율이 전년 대비 14%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최근 3개월 동안 감소율은 0.2%에 그쳤다면 하락세가 거의 멈춘 것에 가까운데, 이게 '상업용 PC 교체 수요의 신호'라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2023년 하반기에 여러 제품이 출시됐지만 대부분 2024년에 출하가 시작될 예정으로 지난해 출하량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PC 신제품이 본격적으로 올해 등장한다는 말이다. 보고서는 "PC 재고 수준이 정상화돼 앞으로 출시될 신제품을 위한 밑바탕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내놓는 AI PC가 전체 PC 수요를 이끌 거라는 분석도 있다. 보고서는 "2024년에는 인텔과 AMD 모두 차세대 AI PC용 CPU 솔루션(메테오 레이크, 호크 포인트)을 출시하며 AI PC가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PC 업체들이 지난해 4분기에도 다양한 AI 제품을 발표했지만 주요 교체 주기는 2024년 하반기가 될 것이라고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내다봤다.
2025년은 AI PC의 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주요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외에도 최소한 신경망처리장치(NPU) 또는 AI 엔진이 들어있는 AI 노트북 판매 비중이 2025년 50%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AI 칩이 노트북에 들어갈 비중은 2026년 63%, 2027년 78%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