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르트헤이트를 유일하게 단죄한 국제 스포츠정신

입력
2024.02.26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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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 올림픽에서 쫓겨난 남아공

남아프리카공화국은 1964년 도쿄올림픽부터 88년 서울올림픽까지 모든 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했다. 아파르트헤이트 인종차별 때문이었다. 냉전 국제외교정치와 경제 교역의 이해로 지탱됐던 반휴머니즘의 불의를 국제 스포츠(정신)가 단죄한 결과였다.

남아공 아파르트헤이트는 48년부터 국가 차원에서 공식화됐다. 1904년부터 올림픽에 출전해 온 남아공은 48년 런던올림픽에 흑백 분리 대표팀을 파견했다. 2차대전 이후 아프리카 각국이 독립하면서 남아공 인종정책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유엔은 62년 총회결의안(1761호)으로 아파르트헤이트가 유엔 헌장과 국제 평화에 대한 위협이라고 판단, 모든 회원국의 외교관계 단절과 무역 및 통항 중단을 요청했다. 거기에 사실상 유일하게 화답한 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였다. IOC는 64년 남아공에 올림픽 초대장을 보내지 않았다. 남아공은 아파르트헤이트는 존속하면서 올림픽 대표팀만 인종단일팀으로 구성, IOC에 68년 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혔다.

나이지리아 튀니지 등 아프리카 대륙 32개국이 가입한 ‘아프리카 스포츠 최고회의(SCSA) 집행위원회'는 68년 2월 26일 남아공이 출전할 경우 회원국 올림픽 불참을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이틀 전 러시아와 동구 11개국이 가입한 소비에트 올림픽위원회도 아프리카 국가의 결의에 동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그해 2월, 72년까지 스포츠에 관한 한 모든 분리-차별을 철폐한다는 조건하에 남아공 인종단일팀의 68년 올림픽 출전을 허용한다고 밝혔던 IOC는 입장을 번복, 남아공 측에 불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남아공은 70년 IOC 회원국에서 제명당했다.

남아공은 아파르트헤이트 폐지 직후인 91년 다인종 올림픽위원회를 설립한 뒤 IOC에 재가입했다. 60년 로마올림픽 이후 32년 만에 출전한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남아공은 은메달 두 개를 획득했다.

최윤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