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전공의 집단 사직 등 의료계 집단행동이 불법 영역으로 넘어오는 즉시 강제수사 등 강력한 조치로 대응하겠다고 다짐했다. 의사들이 소환조사에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을 신청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일반 사건보다 우선권을 부여하는 식으로 신속하게 수사해, 의료계 대란으로 인한 국민 피해를 최소하겠다는 취지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19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의료계 집단행동은 국민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사안"이라며 "업무개시 명령 위반으로 보건복지부에서 고발이 들어올 경우 최대한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의료법 제59조는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중단하거나 집단으로 휴·폐업하는 의사나 병원에, 정부가 업무개시 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를 위반하면 1년 이하의 자격정지,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이미 복지부는 사직서를 내고 근무를 하지 않은 전공의 103명에 대해 업무개시명령을 내린 바 있다.
경찰은 우선 복지부와 핫라인을 구축해 합동으로 병원 현장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들의 업무 복귀 여부를 조사하기 위한 것이다. 윤 청장은 "19일 8개 병원을 점검할 예정"이라며 "병원 근거리에 기동대를 배치해 물리적 충돌 등 우발상황에도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업무개시 명령을 위반해 고발된 경우가 있다면, 고발 당일 출석요구서를 발송해 3일 이내에 조사하는 등 신속하게 수사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출석 요구 이후 소환 조사까지의 통상 기간(일주일)보다 더 빠르게 조사할 계획이다. 출석하지 않겠다는 의사가 확인될 경우 절차에 따라 체포영장 신청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집단행동을 주도하는 의료계 핵심 관계자들에 대해서는 검찰과 협의를 통해 구속 수사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경찰은 의사나 의대생의 집단행동을 부추기는 행위도 단속하기로 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날 의사와 의대생들이 이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집단행동 촉구 게시글에 대해 업무방해 교사 혐의를 적용해 수사에 착수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파업 시 병원 전산 자료를 삭제하고 변조해 시스템을 마비시키자는 내용이 담겨 있다. 경찰은 신고를 접수해 최초 작성자 추적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