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인천항 예인선 신규 등록 업체에 갑질한 해수부 직원 유죄

입력
2024.02.18 17:04
법원,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A씨, 기존 업체 반발 등 우려해

인천항 예인선 사업 입찰에 등록한 신규 업체에 무리한 요구를 하는 등 권한을 남용한 해양수산부 직원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18단독 김동희 판사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해수부 공무원 A(59)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17년 6월 인천지방해양수산청 근무 당시 인천·평택 LNG 생산기지 예인선 사업 입찰에 신규 사업자로 등록한 B사 대표 등에게 기존의 다른 업체와 공동배선 등을 하라고 강요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B사에 해수부와 협의되지 않은 한국가스공사의 LNG 운반선 사업자 입찰에 참여하지 말 것을 요구하며 확약서까지 받아낸 혐의도 받고 있다.

조사결과 A씨는 B사가 예인선 사업 입찰에 신규사로 등록해 인천항 기존 예인선 업체와 노조원의 파업이나 항만 물류 지연 운영 등 반발이 예상되자 B사에 이 같은 지시를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판사는 “피고인은 인천항에 등록된 기존 예선업체들의 반발을 무마하고자 권한을 남용, 신규 등록 업체에 공동배선제 준수와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입찰 참여 금지 등 확약서를 제출하도록 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피고인은 (재판 과정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주장을 하면서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범행 경위에 다소나마 참작할 사정이 있고 형사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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