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비대위 첫 회의.. “전공의 사직지지, 정부 겁박하면 행동 나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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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7 17:50
“단체 행동 시기는 전 회원 투표로” 시작 시점은 안 밝혀

대한의사협회(의협) ‘의대 정원 증원 저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거듭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수도권 ‘빅5’ 병원 전공의(인턴·레지던트)의 자발적 사직을 지지한다고 17일 밝혔다. 이날 전국 의대생들도 오는 20일 집단행동에 나서기로 한 만큼 비대위도 구체적인 총궐기 시점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비대위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 의협회관에서 1차 회의에 가진 뒤 “정부가 면허박탈을 예고하며 전공의의 자발적 사직이라는 개인 의지를 꺾으려는 것에 유감을 표한다”며 “정부가 지속해서 겁박하면 법적 조치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업무복귀 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취해 면허취소하겠다고 했지만, 의료법상 불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번 사태와 관련해 단 한명의 의사에게 면허와 관련해 불이익이 가해지면 법적 대응 등 감당하기 어려운 행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은 이른바 ‘빅5’로 불리는 서울 대형병원(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세브란스병원·서울성모병원) 전공의 전원이 19일까지 사직서를 내고 20일 오전 6시부터 근무를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향후 집단행동(무기한 휴진 등) 의지도 밝혔다. 비대위는 “의료계 단체 행동의 시작과 종료는 전회원 투표로 결정하기로 했다”며 알렸다. 다만, 구체적인 시작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비대위는 “정부에 의대 정원 및 필수의료 확충 패키지 정책을 철회하고,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를 새롭게 할 것을 요구한다”며 “정부는 의대 정원 2,000명 확대 방침부터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택우 비대위원장을 포함한 50명의 위원들은 이날 회의에서 △의대생 동맹휴학 △전공의 사직 △의료공백 사태 해결을 위한 정부 대상 조치 요구안 △의대생·전공의 지원 계획 등을 주요 안건으로 올려 논의했다. 비대위는 회의에 앞서 낭독한 투쟁선언문에서 “정부만이 아니고 우리도 우리 스스로 의료 정책을 만드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도 각 단위의 학칙을 준수해 동맹(집단)휴학 및 이에 준하는 행동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집단행동 시점은 20일로 정했다.

의료계의 이런 움직임 보건복지부는 집단행동 즉시 ‘업무개시명령’에 나서고, 이에 불응할 경우 최종적으로는 면허를 박탈한다는 강경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종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