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살 의혹이 제기된 러시아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의 옥중 죽음에 대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책임'이라고 맹비난했다. 유럽의 동맹을 러시아로부터 지키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미국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고 "전 세계 수백만 명이 그렇듯 난 정말로 알렉세이의 사망 소식이 놀랍지 않으며, 격분하고 있다"며 "푸틴이 나발니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대선을 불과 한 달 앞두고 러시아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이날 돌연 사망한 나발니는 '푸틴의 최대 정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발니가 암살됐냐'는 질문에 "우리는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나발니의 죽음이 푸틴과 그의 깡패들이 한 어떤 행동에 따른 결과라는 데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푸틴은 지금 우크라이나에서 우리가 목격하는 것처럼 다른 나라의 국민을 공격할 뿐 아니라 자국민을 상대로도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나발니의 죽음은 푸틴에 맞서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한다면서 미국 하원에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예산안을 속히 처리해 달라고 촉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경시 발언도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 모두 전직 대통령이 한 위험한 발언을, 나토 동맹국들이 돈을 내지 않으면 러시아가 침공하도록 권유하겠다고 한 발언을 반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대통령인 한 미국은 나토 동맹들에게 한 신성한 약속을 이행할 것"이라며 "푸틴이 나토 동맹을 공격하면 미국은 나토의 영토를 한 치도 양보하지 않고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나발니의 죽음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나발니의 타살 의혹설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며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