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17일 ‘긴급 기자회견’을 예고했다가, 회견 시각 1시간 전 돌연 취소했다. ‘빅텐트’ 통합 일주일만에 내부 갈등설이 불거져 나온 가운데 다시 봉합에 나서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개혁신당은 이날 오전 9시께 기자단에 10시로 예정됐던 이준석 대표 기자회견을 취소한다고 공지했다.
개혁신당은 통합 일주일만에 잡음이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었다. 당초 매주 월·수·금요일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열기로 했으나, 전날 예정된 회의를 갑작스레 연기했다. 이에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의 입당 문제를 두고 이준석-이낙연 두 공동대표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기존 개혁신당 지지자들이 류호정 전 의원 합류를 두고도 불만을 표시하면서 이준석 대표가 “당에서 주류적 위치로 자리 잡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진화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이준석 대표가 기자회견을 자처했다가, 다시 취소한 것이다. 이준석 대표를 비롯한 기존 개혁신당 인사들은 전날 밤늦게까지 회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과정에서 갈등을 봉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와 기자회견을 취소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당 안팎에서는 당 갈등에 대한 불안한 시선이 크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CBS 라디오에 나와 “이준석의 개혁신당과 이낙연 신당은 생리적으로 맞지 않는 정당”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체성에 맞지 않는 사람도 같이 섞여 들어온 것 아니냐. 슬기롭게 극복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양향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가치와 비전, 철학과 목표가 분명하지 않고 정치적 세력규합만으로는 100년 정당은 커녕 일주일 정당도 안된다는 것이 제 판단”이라고 적었다. 양 원내대표는 “좌우, 진보·보수, 이념, 정파 등 낡은 가치를 버리고 이제는 건너가야 한다. 과거의 익숙한 구태와 결별하고 이제는 새로운 미래의 가치로 건너가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