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물가 부담을 줄이고자 이달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조치를 두 달 연장한다. 부영그룹의 1억 원을 포함해 기업이 지급한 출산장려금에 대한 세금 부담을 줄이는 방안도 다음 달 초 발표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세로 전환해 불가피하게 유류세 인하 조치 종료 시점을 4월 말까지 미룰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1년 11월 첫 도입 이래 8번째 연장한 것으로, 식품물가가 고공 행진하는 가운데 생활과 밀접한 휘발유‧경유 가격까지 오를 경우 가구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현재 휘발유 유류세는 리터(L)당 615원으로, 인하 전보다 205원 낮다.
부영그룹의 ‘1억 원 출산장려금’으로 촉발된 출산장려금 세제 지원 방안은 “기업과 근로자 모두 추가적인 세금 부담이 없도록 방안을 마련해 3월 초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달 초 부영은 2021년 이후 출산한 임직원 70여 명에게 자녀 1명당 1억 원을 지급했다. 해당 지급액을 근로소득으로 볼 경우 직원은 최대 4,180만 원의 소득세를 내야 하기 때문에 부영은 직원 자녀에게 현금을 증여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이렇게 되면 직원의 세금 부담은 1,000만 원으로 줄지만 회사는 법인세 감면 혜택을 받지 못한다. 이와 관련 정정훈 기재부 세제실장은 “소득으로 볼지, 증여로 볼지 고심하고 있다”면서도 “현행 과세 체계에서 부과되는 금액보다 세금을 덜 내는 쪽으로 지원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계속되는 감세 정책에 따른 재정 부담 우려에 대해 최 부총리는 “정부가 최근 발표한 대책들이 전체 세수에 미치는 영향은 4조 원 안팎이고, 올해 세수와 관련한 건 10%”라며 “재정에 큰 영향을 준다고 보긴 어렵다”고 일축했다. 이어 “현재 집계 중인 지난달 세수가 플러스(+)로 전망된다”면서 “지난해와 같은 대규모 세수 결손이 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사상 최대 세수 펑크를 기록한 지난해 덜 걷힌 세금은 56조4,000억 원에 달한다.
이어 취임 일성으로 내건 ‘역동 경제’를 “내재된 역동성이 제대로 발현되도록 제도‧정책을 재설계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한 최 부총리는 “여성‧청년을 포함한 경제활동참가율 제고,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커 가도록 돕는 성장사다리 구축을 핵심과제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관련해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제고 방안은 3월, 중소기업 성장사다리 구축 대책은 4월에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