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아내 김혜경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당내 경선 과정에서 당 관련 인사 등에게 김씨가 10만 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했단 의혹을 받고 있는데, 이 행위가 선거법 위반이라는 판단이다.
수원지검 공공수사부는 14일 김씨를 이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 대표가 경기지사 재직 시절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직후인 2021년 8월 2일 서울 의 한 음식점에서 당 소속 국회의원 부인과 자신의 운전기사 등 6명에게 10만4,000원의 식사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식사비는 당시 경기도청 별정직 5급으로 근무하며 김씨 수행비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배씨가 경기도청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앞서 검찰은 선거법 공소시효 하루 전인 2022년 9월 8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배씨만 먼저 재판에 넘겼고, 김씨에 대해선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며 기소하지 않았다. 이날 1년 5개월 만에 기소가 이뤄진 건 공소시효 때문이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공범이 기소되면 다른 공범에 대한 공소시효는 기소된 공범의 재판이 확정되기 전까지 정지된다. 배씨는 지난해 8월 1심에 이어 이날 2심에서도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는데 이 판결이 확정되면 김씨의 공소시효가 다시 진행된다. 이 경우 검찰은 확정 판결 후 하루 안에 김씨를 재판에 넘겨야 한다.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기소를 한 것이다. 검찰은 “배씨에 대한 1심과 항소심 선고 결과를 포함한 증거 관계와 법리를 종합 검토한 결과, 배씨와 김씨가 공모해 기부행위를 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인정돼 기소한 것”이라며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씨의 경기도청 법인카드 유용 의혹(배임 혐의)에 대해선 계속 수사한다. 이 대표의 경기지사 당선 직후인 2018년 7월부터 2022년 9월까지 측근인 배씨가 경기도청 법인카드로 자기 음식값을 치른 사실을 알고도 김씨가 덮고 넘어갔다는 의혹이다. 이 혐의와 관련해서도 김씨와 배씨는 공범으로 입건돼 있다. 경찰 수사에서 알려진 법인카드 유용은 150여 건에 2,000만 원 상당이지만 검찰 수사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김씨와 배씨는 모두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국민권익위원회가 작년 10월 이 대표가 김씨의 법인 카드 유용을 알고도 묵인했다며 이첩한 사건도 함께 살펴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