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다음 달 20일 한국을 방문,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일본 민영방송 후지TV가 14일 보도했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 정부 모두 정상회담 추진 사실을 부인했다.
보도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매년 한일 정상이 상대국을 방문하는 ‘셔틀 외교’의 일환으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서울 개막전이 열리는 날인 3월 20일 한국을 방문해 윤 대통령과 회담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
한일 정상 간 셔틀 외교는 지난해 3월 윤 대통령이 먼저 도쿄를 방문하고 5월 기시다 총리가 서울을 찾으며 재개됐다. 이후 양 정상은 셔틀 외교를 포함해 국내외에서 총 7차례 정상회담을 가졌다. 후지TV는 “만약 (3월 정상회담이) 실현되면 북한 문제 등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후지TV는 또 기시다 총리의 방한 목적이 한국의 4월 총선을 앞두고 한일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윤 대통령을 돕기 위해서라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일본 측은 한일 협력에 적극적인 윤 대통령을 지원하려는 목적에서 양국의 긴밀한 관계를 나타내기 위한 방한을 (한국 측에) 제안했다”며 “정세를 끝까지 지켜본 뒤 최종 판단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기시다 총리가 방한해 윤 대통령과 함께 세계 정상급 야구 스타인 오타니 쇼헤이가 출전하는 메이저리그 개막전을 함께 관람하는 안이 서울과 도쿄 외교가에 나돌았다. 총선을 앞둔 윤 대통령과 20%대 지지율로 고전하는 기시다 총리 모두 방한 이벤트로 양국 국민의 관심을 끌 필요성이 있었다. 올해 메이저리그 공식 개막전인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경기는 다음 달 20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며, 오타니는 올해 이적한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개막전에 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한국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기시다 총리 방한 및 한일정상회담과 관련해 "현재 추진되고 있는 사항은 없다"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도 이날 오후 정례 기자회견에서 관련 보도에 대해 "그런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