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 각국의 국방비 지출이 전년보다 9% 오른 2조2,000억 달러(약 2,930조 원)라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국제문제전략연구소(IISS)가 13일(현지시간) 세계 군사력 균형 평가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고 미국 블룸버그·AP통신이 보도했다.
보고서는 특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의 국방비 지출이 가파르게 늘었다고 짚었다. 특히 10년 전과 비교하면 나토 국가들의 국방비 지출은 큰 폭으로 확대됐다. 분석에 따르면, 나토의 국방 지출은 세계 전체 국방비의 절반에 이른다. 미국을 제외한 나토 동맹국들은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침공 이후 국방비 지출을 32% 확대했다. 이에 따라 나토의 국방비 지출 목표인 '국내총생산(GDP) 2%'를 달성한 유럽 동맹국도 2014년 2개국에서 지난해 10개국으로 크게 늘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나토 국방비 목표를 두고 "동맹국들이 비용을 충분히 지출하지 않는다"고 불평하며 러시아가 이들을 공격하도록 독려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AP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은 이웃 국가 우크라이나의 전쟁에 불안감이 높은 폴란드 등 동맹 회원국들 사이에서 깊은 우려를 불러일으켰다"고 설명했다.
한편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는 지난해 국방비에 정부 지출 30%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전 갖고 있던 주력 전차 대부분인 약 3,000대를 잃고, 구형 탱크 약 2,000대로 대신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소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 각국이 군사 비용을 늘리며 세계는 불안정성이 증가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이어 미래를 두고 "더 위험한 10년이 될 것"이라며 세계 국방비 지출이 올해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