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공항 항공기 4편 중 1편은 지연 운항… 도대체 무슨 일?

입력
2024.02.1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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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지연율 23.2%, 전년 대비 15.8%p 증가 
항공기 지연 여부 결정 통계 기준 엄격 영향

지난해 국내 공항의 항공기 운항 지연율이 전년도에 비해 3배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국제공항의 경우 운항 지연에 따른 피해 구제 접수 건수도 2배 가까이 늘었다.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맹성규(인천 남동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5개 공항 항공기 운항 횟수는 총 71만9,754편으로, 이 중 16만6,733편(23.2%)이 예정보다 늦게 이·착륙했다.

공항별 지연율을 살펴보면 원주가 27.5%로 가장 높았고, 이어 사천 27.3%, 포항·경주 24.9%, 제주 24.8%, 군산 24.3%, 인천 23.9%, 김포 23.3%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 국내 공항 평균 지연율은 23.2%로, 2022년 7.4%보다 15.8%포인트 늘었는데, 항공기 운항 지연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이 엄격해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2022년 12월까지는 항공권에 표시된 출발·도착 예정시간 대비 항공기가 활주로에서 이·착륙한 시간을 기준으로 국내선은 30분, 국제선은 60분을 초과했을 경우 지연으로 집계했다. 그러나 지난해 1월부터 국내선과 국제선 모두 15분을 초과한 경우로 기준이 강화됐다.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으로 항공 수요가 늘어난 것도 또 하나의 원인으로 꼽힌다. 인천공항은 항공기 운항 횟수가 2022년 8만8,264편에서 지난해 27만7,721편으로 3배 넘게 치솟았다. 제주공항 역시 같은 기간 15만8,824편에서 16만3,125편으로 증가했다. 그 결과 두 공항의 운항 지연에 따른 피해 구제 접수 건수도 각각 35건에서 67건, 9건에서 31건으로 급증했다.

맹 의원은 "항공사별 운항 횟수를 고려하지 않은 운항 지연 피해 접수 건수 상위 5개 항공사는 진에어·에어부산·아시아나항공·에어서울·대한항공"이라며 "항공기 지연의 또 다른 원인으로 항공사의 무리한 비행 스케줄 편성 등이 꼽히는 만큼 국토부는 지연이 잦은 항공사에 대해 현행보다 더 강한 페널티를 부여하는 등 제도적 장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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