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대규모 공습 계획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에 "전쟁에 지자는 소리"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11일(현지시간) 미국 ABC방송 프로그램 '디스 위크'에 출연해 "(라파에 대한 대규모 작전 철회는) 재고의 여지도 없는 이야기"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어떤 상황에서도 라파에 진입해선 안 된다는 이야기는 전쟁에서 지고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거기에 그냥 두자는 것"이라며 "우리는 현재까지 매우 성공적이었고 앞으로도 성공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파 공습 시 민간인 희생이 뒤따를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라파 북부에는 많은 시설이 포함돼 있고 세부 계획을 세워 놓았다. 이는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라며 공격을 정당화했다.
라파는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전쟁을 피하기 위한 피란처로 삼은 곳이다. 이집트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국제사회가 가자지구에 구호물자를 공급하는 주요 관문이기도 하다. 가자지구 전체 주민 240만 명의 절반을 웃도는 140만 명이 이곳에 머무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스라엘이 대규모 지상전을 감행할 경우 민간인 희생이 불 보듯 뻔하다.
이스라엘은 지난 9일 군에 '라파에서 지상전을 개시하기 전, 민간인 대피 계획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스라엘군은 라파에 하마스 잔당이 은신하고 있다고 보고, 본격 진입에 앞서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전날에는 이곳에서 최소 31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민간인 안전 보장 없이 지상전을 벌여서는 안 된다"며 이스라엘을 만류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라파에 있는 100만 명 이상 주민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군사작전이 신뢰할 수 있고 실행 가능한 계획 없이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미 백악관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