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외계 방문객을 환영합니다"

입력
2024.02.13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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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 외계 문화의 날

2013년 3월 미국 뉴멕시코주 의회가 매년 2월 둘째 화요일을 ‘외계 문화의 날(Extraterrestrial Culture Day)’로 선포했다. “알려졌거나 알려지지 않은, 우주의 모든 시민들과의 우호를 증진하며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외계 방문객을 환영하고 기리는” 마음가짐을 다지자는 취지의 주 지정 공휴일로 주 하원의원이던 대니얼 폴리(Daniel R. Foley, 공화)가 발의했다.

뉴멕시코주는 미 국방부 직할 비밀 군사기지인 네바다주 ‘51구역(Area 51)’ 사막지대와 함께 미확인비행물체(UFO) 목격담이 가장 빈번히 제기돼 온 지역으로, 1947년 7월 UFO 추락 논란으로 외계인 실재설 의혹의 진앙지가 된 소도시 로즈웰(Roswell)이 있는 곳이다.

UFO란 용어 대신 근년의 미국 정부가 사용하고 있는 미확인비행현상(UAP, Unidentified Aerial Phenomenon)은 수차례 공식 해명과 보고서, 지난해 미 하원 정보위 청문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다만 존재 자체를 부정하거나 자연 현상의 일부라고 일축해온 데서 나아가 '설명되지 않는 물리적 현상'이 있다는 걸 인정한 것은 진전된 일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도 지난해 6월 UAP 검증 특별팀을 구성, 예정대로라면 올 2분기에 연구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진위 논란과 별개로, UFO-UAP에 대한 대중적 관심은 할리우드 영화산업서부터 외계지적생명탐사(CETI) 프로젝트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에 걸쳐 광범위한 영향을 미쳐왔다. 근본적으로는 수많은 이들에게 우주에 대한 상상력과 지적 갈증을 자극한 일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외계 문화의 날은, 관광 활성화를 위한 뻔한 프로젝트라는 일부의 폄하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의미 있는 날이다. 또 그게 누군가에겐 진지한 초대장으로 읽힐지도 모를 일이다.




최윤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