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논란 대응으로 갈등설이 불거졌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총선이 끝나면 만나겠다고 했다. 공천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의 한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로 촉발된 당무 개입 논란을 일축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7일 KBS를 통해 방송된 신년 특별대담에서 한 비대위원장과의 갈등설 진화에 나섰다. 한 비대원장과 "가까운 사이"라고 친근감을 드러낸 윤 대통령은 "한 비대위원장 취임 무렵 통화를 했다. 선거 지휘나 공천은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위원장의 입장이 있기 때문에 (제가 직접 전화를 거는 건)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필요한 소통은 정무수석이 하고 있다"고 했다.
'한 위원장이 잘하고 있는 것 같으냐'는 질문에 윤 대통령은 "대통령이나 당대표 위치에 있는 사람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을 해야 된다. 사사롭고 중요하지 않은 걸 앞세워서 판단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는 말로 대신했다.
용산 참모진들의 총선 출마 러시와 관련 대통령실 후광이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윤 대통령은 "후광이 작용하겠느냐. 불가능한 일"이라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참모들에게) 특혜라고 하는 건 아예 기대도 하지 말고, 나 자신도 그걸 해줄 능력이 안 된다. 그러니까 공정하게 룰에 따라서 뛰라고 그렇게만 했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단독 회동'에 대해선 "영수회담은 우리 사회에서 이제 없어진 지 꽤 되지 않았느냐"고 선을 그었다. "대통령은 여당의 1호 당원"이라고 밝힌 윤 대통령은 "대통령이 야당의 대표와 지도부를 직접 상대한다는 것은 집권 여당의 지도부와 당을 무시하거나, 소홀히하는 처사가 될수 있다"며 여야 지도부의 대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의 잦은 거부권 행사에 대해선 "입법 과정에서 여야의 충분한 숙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많이 아쉽다"고 했다. 지지율에 빨간불이 켜진 것과 관련, 윤 대통령은 "국민들 기대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했다"며 "손에 잡히고 체감하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각오를 갖고 있다"고 다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피습 등 잇따르는 정치인 테러에 대해선 "긍정의 정치보다는, 증오의 정치가 표를 얻는 데 훨씬 더 효과적이어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 아닌가 싶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거짓과 가짜(뉴스), 음해 공격이 터를 잡아서는 민주주의가 제대로 될 수 없다"며 "선거를 앞두고 이성을 찾고 반지성주의에서 벗어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