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밀린 잠 실컷 자볼까?… '수면 패턴' 깨져 피로 더 쌓인다

입력
2024.02.08 22:30
[건강이 최고] 수면-각성 리듬 깨지며 대사 질환·심혈관 질환 유발

설 연휴에 밀린 잠을 자려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밀린 잠을 자는 게 오히려 수면 패턴을 망치고 피로를 유발할 수 있다.

조성준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수면 시간이 한 번 무너지면 바로 잡기 어려운데, 이때 잠드는 시간을 가지고 리듬을 되찾으려고 하기보다는 일어나는 시간을 가지고 조절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했다.

몸은 자연적으로 하루 24시간의 일주기 리듬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수면 패턴을 깨고 낮에 자거나 밤낮이 바뀐 잠을 잔다면 많은 시간을 자도 더 피곤할 수 있다.

특히 연휴 때 늘어난 수면 시간으로 인해 수면-각성 리듬이 깨지면 의욕 및 집중력 저하, 학습 저하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런 증상이 지속되면 일주기 리듬이 망가져 불면증이 생기거나 장기적으로는 다양한 대사 질환과 심혈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실제로 미국 MESA 전향적 코호트 연구에서 수면 패턴이 불규칙한 사람들은 대조군보다 대사증후군은 30%, 심혈관 질환은 2배까지 늘었다.

또한 영국 바이오뱅크 전향적 코호트 연구에서는 수면 패턴이 규칙적인 사람은 불규칙한 사람보다 사망률이 20~48% 감소했고, 이는 수면 부족이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보다 더 컸다.

선우준상 강북삼성병원 신경과 교수는 “만성 수면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주말이나 휴일에 몰아 잘 때가 흔한데 이를 ‘주말 보충 수면(weekend catchup sleep)’이라고 한다”고 했다.

선우 교수는 “주말 보충 수면은 만성적인 수면 부족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을 완전히 없애지 못하지만 일부 줄이는 효과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주말 보충 수면은 일시적인 대응책일 뿐 장기적으로는 주중에도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게 건강 유지에 좋다”고 강조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