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이후 상반기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변할까. 전문가들은 전셋값 상승세가 당분간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집값은 떨어진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수도권 전셋값은 지난해 6월 말부터 오르고 있다. 1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주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0.05% 올라 3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도 상승폭이 소폭(0.01%) 줄었지만 전 주보다 0.06% 올랐다. 다만 지방의 하락폭(0.04%)이 0.03%포인트 커져 전국적으로는 보합세(0%)가 나타났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06% 떨어져 10주 연속 하락세가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고금리에 주택 구입 자금을 빌리기가 어려워진 실수요자들이 매매 대신 전세를 선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당장 지난해 집값을 부양한 특례보금자리론 공급이 지난달로 종료된 상황이다. 금리를 최저 1%대까지 낮춘 신생아 특례대출이 출시됐지만 대상자가 적어 가라앉은 시장 분위기를 뒤집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여기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산정할 때 가산금리를 부과하는 스트레스 DSR도 이달 시행을 앞두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설 이후에도 기준금리가 인하되기 전까지는 매수자들의 관망세, 집값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 랩장은 “전셋값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오를 전망”이라며 “비수도권에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남아있고 신축 입주 물량에도 여유가 있어 전셋값 불안 요인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 부연구위원도 부동산 시장으로 새로운 자금이 유입되기 어려워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진단했다. 건산연은 올해 집값이 2% 떨어지고 전셋값은 2% 오른다고 전망한 바 있다. 김 부연구위원은 “2년 전과 비교하면 전셋값이 다소 오른 상황”이라며 “재계약 시기가 가까워진 임차인들이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면 전세 공급이 감소해 전셋값이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집값이 적게나마 오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전셋값과 월셋값이 상승세를 보이는 만큼, 무주택자로 임대차 시장에 있는 것이 편하지만은 않은 상황”이라며 “집값은 수도권에서는 물가를 반영하는 수준에서 오르고 전국적으로는 강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윤 연구원은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내놓는 지역 개발 공약들이 자금에 여유가 있는 수요자들을 움직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