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그룹 합병 및 회계 부정사건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지 하루 만에 중동 출장길에 올랐다. 설(10일) 연휴 기간을 이용해 중동 현지에 있는 사업장을 둘러보고 임직원들을 격려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6일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전세기편으로 아랍에미리트(UAE) 수도 두바이로 출국했다. 출장길에는 김원경 삼성전자 글로벌공공업무 실장(사장)이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 회장은 선고 결과에 대한 입장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 없이 굳은 표정으로 출국장에 들어섰다.
이 회장은 삼성물산이 시공에 참여한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 현장 등 UAE 사업장을 살피고 중동 네트워크 복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UAE는 2022년 이 회장이 회장이 된 뒤 첫 해외 방문지로 찾은 곳이다. 지난해 1월 윤석열 대통령의 UAE 국빈 방문에도 동행했다. 이 회장은 UAE에 들른 뒤 동남아 국가들을 찾을 예정이다. 동남아 국가 중 어느 국가를 갈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재계는 UAE 방문을 시작으로 이 회장의 해외 현장 경영을 늘릴 거라고 보고 있다. 삼성그룹 합병 재판으로 이 회장은 매주 2회 공판에 출석해 해외 출장 일정을 잡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재판이 열리지 않는 명절 연휴 기간 해외 일정을 소화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2014년부터 명절마다 해외 사업장을 가는 ‘명절 현장 경영’이 이 회장의 단골 일정이 됐다.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 추석 연휴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이스라엘 등 중동 3개 국가에서 임직원을 격려하고 사업 현황을 챙겼다. 지난해 설 명절 직전인 1월 16~20일에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갔다.